유은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 자문위원 등 교육관계자들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도봉고등학교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학교 방문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수업 참관을 하고 있다.

교육부가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6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육과정정책국 산하에 '고교학점제 추진팀'을 지난 1일 구성하고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에 착수했다. 고교학점제 추진TF는 교사 출신 전문직 등 6명으로 구성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고교에서도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서 듣는 방식이다.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권을 확대해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육을 하자는 취지이다.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 중에서도 국정과제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문 대통령뿐 아니라 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 역시 고교학점제와 비슷한 '고교 무학년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교육부도 지난해 12월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중장기 교육정책'으로 고교학점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내년 고교 1학년부터 적용하는 2015개정 교육과정은 1학년까지 공통과목을 공부하고 2·3학년 때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을 듣도록 되어 있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문재인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2일 '전 과목 선택제'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도봉고를 찾아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국정과제 채택 전이라 TF는 관련 자료 수집과 시·도 교육청의 운영 현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 세종, 대구, 부산지역 일부 학교는 고교학점제에 앞서 학생들이 다양한 교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교육과정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교육청은 자체 TF를 발족해 연구에 착수하는 등 고교학점제 실행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달 22일 '고교학점제 전문가 TF'를 발족했다. 경기교육청도 경기도 내 교육과정 핵심요원 50여명을 투입해 고교학점제 운영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도입 여부나 로드맵을 국정기획자문위에서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쟁점들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고교학점제는 국정과제로 채택된다고 해서 바로 시행하기는 어려운 정책이다. 고교 현장에 불러올 파장이 만만치 않다.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려면 고교에서 평가방식이 지금처럼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바뀌어여 한다. 절대평가는 줄 세우기가 아니라 일정한 성취수준을 넘어서면 모두 1등급을 주는 방식이다.

대학입시도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상대평가로 둘지 절대평가로 바꿀지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교사 확보와 시설 확충도 뒤따라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등 관련 법령도 개정해야 한다. 고려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2019년은 되어야 시범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2019년은 내년 고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2학년에 올라가는 시점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TV토론회에서 "중장기 교육정책으로 무리가 없다"며 중장기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 교육공약을 총괄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도 지난달 한 강연에서 "적어도 임기 내에 구체적 틀과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학점제로 전환하려면 개설과목을 최대한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학교 간 연계, 지역 내 연합수업, 온라인 수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인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도봉고 현장 간담회에서 "고교학점제는 당장 전면 시행되기 어려워 여러 가지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자문위는 오는 10일까지 대선 공약 가운데 국정과제를 추리고, 이달 말까지 이행계획을 수립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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