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F&B 본사 사옥 전경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아이돌 마케팅' 등 과도한 광고·판촉비를 지출해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교촌치킨이 치킨값에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포함돼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되레 값을 내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보다 광고효과가 좋은 '톱스타 모시기' 경쟁을 위해 치킨값을 올려왔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BIG5'(교촌·bhc·BBQ·굽네·네네치킨)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촌치킨 "가격 인상 철회하는 대신 광고비 30% 줄일 것"

교촌치킨은 '교촌 오리지날' 등 주력 제품가격을 기존과 동일한 1만5000원으로 유지하면서 총 광고비용을 30% 줄이겠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치킨가격 인상을 결정한 대다수의 업체들이 가맹점주들의 인상 요구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과도하게 광고비용 지출해 왔다고 우회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교촌치킨은 국내 업체들 중 가장 많은 광고·판촉비용을 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147억원, BBQ 128억원, BHC(101억원), 굽네치킨(98억원) 순으로 광고·판촉 비용을 지출했다.

앞서 교촌치킨은 BBQ에 이어 두번째로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국내 치킨업계에 도미노 치킨가격 인상을 주도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들 모두 아이돌 가수 등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만큼 아이돌 마케팅 비용은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치킨값에서 적지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 기업 고유의 권한인데도 소비자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는 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양계농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치킨업체만 수익성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 라면·주류·음료 등 잇단 식음료 물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을 치킨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치킨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한 아이돌 가수와 계약할 때 적게는 10억원 미만에서 많게는 15억~20억원을 주고 계약한다"며 "판촉물을 만들고 TV광고를 내는 과정 에서는 이보다 많은 비용이 사용되며 이 중 일부는 가맹점주들이 부담한다"고 귀띔했다.

◇김상조 공정위 출범 직후 교촌치킨 인상 '철회', BHC '인하'

가맹본부의 부당한 행태에 대해 바로잡겠다고 밝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한 직후 국내 대형 치킨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철회하거나 인하(한시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bhc는 한 달 동안 제품가격을 최대 1500원 내리기로 결정했으며 교촌치킨은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전날 BIG5 중 유일하게 값을 올린 BBQ치킨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가격 인상을 강행하기 부담스러웠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공정위의 조사는 BBQ의 가격 인상과 가맹점 거래에 대한 부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BBQ는 지난달과 이달 5일 두 차례에 걸쳐 치킨 가격을 최대 2000원 올렸다.

BBQ 측이 가격 인상분을 모두 가맹점주들이 가져간다고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서 500원씩 본사가 가져간다는 의혹이 제기된데 따라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날부터 기업거래정책국 가맹거래과가 BBQ 조사에 착수한 것이 맞다"며 "이제 막 시작한 상황이어서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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