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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정지, 전기료 아닌 10만년 저장해야 할 폐연료봉이 문제"[인터뷰]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전주희 소장
전주희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천주교예수회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면 전기료가 급등한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최근 수년간 하도 원전과 화력발전소를 많이 지어 놓아서 여름에 전력사용이 늘어나도 전기가 남아돌아요. 문제는 10만년 이상 지속하는 폐연료봉의 보관이 현재 인간의 기술로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천주교예수회센터에서 만난 전주희 예수회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55)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고리 1호기 원전 정지 조치를 환영하면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 소장은 2015년 예수회 사회사도직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며 '탈핵희망 국토보도순례'를 주최하는 등 원전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올해는 40대 미만의 청년들을 모집해 탈핵과 생태, 평화를 주제로 한 영화를 보여주고 토론하는 'i-시네마테크'를 운영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전 소장은 "사회운동을 하다 보면 여기서 만난 사람을 저기서 또 본다. 우리끼리는 사회 문제를 다 알고 있다"며 "하지만 생명이나 삶에 직결된 문제인데도 일반인은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서 (사회운동의) 접점을 넓히는 것이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전 소장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오후 7시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에서 누워서 기대는 편한 의자, 커피와 추러스까지 제공하며 영화를 한 편 보여주는 실험적인 시도를 몇 달간 해왔다. 30명 선이었던 신청자가 최근 60~7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이 프로그램의 첫 상영 영화가 '핵의 봉인'일 정도로 '탈핵'은 전 소장의 최우선 관심사다. 그래서 '원전이 없으면 전기수급에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목소리에 대해 전 소장은 단호하게 "사람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못 얻고 있다"며 "현재도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가동률이 50% 미만이다. 전력 공급원의 30%를 차지하는 원전을 순차적으로 정지하고 그간 연구에 더 집중해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원전의 문제가 단순히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말도 이어졌다. "핵연료는 사용하기 전에는 손으로 만져도 될 정도로 해가 없지만, 1년 반 사용 후에는 엄청나게 활성화되어 최소 10만년을 밀봉해 보관해야 하는 물질이 됩니다. 과학자들이 우주로 쏘아버리는 것, 해저에 묻는 것 등의 방안을 내놓았지만 기술이 발전한 독일이나 일본도 다 실패했어요. 그래서 발전소 옆에 임시수조를 지어놓고 그 안에 쌓아놓거나 노후원전을 어쩔 수 없이 계속 가동해왔던 거죠."

우주에 쏘아 보내는 것은 단 하나라도 실패해 공중에서 폭발할 경우 순식간에 지구 전체가 오염될 위험이 너무 크기에, 심해저에 묻는 것은 긴 세월을 버틸 금속이 없기에 인류는 아직 핵폐기물 처리에 속수무책이다. 사실상 감당하지도 못할 괴물을 지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다.

"70년 전 원전을 지을 때는 각국 정부가 '일단 짓고 보자. 나중에 기술이 발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랬는데 그간 한 발짝도 (핵폐기물 처리)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어요. 기술중심주의와 관료주의가 이런 참극을 빚어낸 겁니다."

원전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당장 우리 발등에 떨어진 문제다. 전 소장은 "사용정지한 원전도 잘게 부수어 300년을 보관해야 하는데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을 보관하라고 만든 경주 방폐장(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지진단층대인 양산단층이 있는 곳"이라고 경주방폐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지질학자들이 안전성을 지적하니 기술 관료들은 콘크리트를 더 두껍게 하면 된다고 하고, 해수가 침투한다고 지적하니 그럼 물을 빼내면 된다며 모터를 더 설치하고 이런 식으로 대응해왔어요. 하지만 지하수가 스며들면 그 지하수는 전국을 돌며 우리 땅과 물을 오염시킬 겁니다."

전 소장은 이같은 상황을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지어놓은 것'에 비유했다. 소위 '원전 마피아'라고 부르는 기술관료들이 미래 세대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 원전을 만든 결과라는 것이다. 전 소장은 이런 암울한 상황이 오게 된 원인을 '성과 속이 너무 분리된 것'에서도 찾았다.

"사회가 인간중심, 기술제일주의 같은 1~2개의 가치만 최우선시해서 마음이나 영성은 발달하지 못하고 몸만 커버린 것이 문제"라며 "상황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다양한 가치는 종교가 제공하는 것인데 종교계도 너무 성당이나 교회, 대웅전에 신을 모셔놓기만 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평화는 힘이 아니라 사랑이 가져다주는 것"이라면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도 드러냈다. "우리는 힘의 균형이 평화를 준다고 보고 한쪽의 힘이 무너지거나 밀릴 때 전쟁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화는 인간 안의 사랑을 극대화할 때 얻어집니다. 힘의 균형을 이룬 듯해도 서로 증오하고 미워한다면 그것은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거짓 평화입니다. 사드가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평화를 얻어야 해요."     

i-시네마테크 영화 상영 후 토론 장면(생활성서 제공)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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