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부경찰서 전경사진.

심야시간 주택가를 돌아다니면서 스테인리스 출입문을 훔친 50대 노숙인이 경찰에 붙잡혔다가 25년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8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씨(55)는 지난 2일 주택가나 재개발 구역을 돌아다니면서 방범용 새시나 출입문을 뜯어 장물로 내다판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조사 결과 지난 2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동안 주로 심야시간 집주인이 잠든 사이 5차례에 걸쳐 스테인리스 주택 출입문을 뜯어내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뜻밖에도 경찰이 수배령을 내리기 위해 가족들을 상대로 진행한 탐문수사를 계기로 이씨는 25년만에 가족과 상봉했다.

경찰은 기존에 접수된 범행수법과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해놓은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를 뒤쫓다 오래전 말소된 이씨의 주소지 대신 연고자 가족을 찾아가 이씨의 행방을 물었다.

가족들은 경찰이 꺼내 보여준 이씨의 사진을 한 번에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경찰이 발길을 돌리자 뒤늦게 달려온 이씨의 막내 남동생은 손에 명함을 건네고 '형님을 찾게되면 꼭 연락을 부탁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3남 1녀 가운데 장남이었던 이씨는 25년 전 가족들을 떠나 울산에서 새시 전문점에 근무하다 이후 부산역과 도시철도 주변, 지하도에서 노숙생활을 하면서 홀로 지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영도구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주택가 출입문을 훔치려고 배회하다 이를 수상쩍게 여긴 이웃주민의 신고로 덜미가 잡혀 부산 서부경찰서로 인계됐다.

경찰에서 이씨는 가족에게 연락을 하지 말아달라고 극구 거부하기도 했다.

경찰에서 이씨가 잡혔다는 통보를 받은 이씨의 아버지와 남동생, 여동생, 매제 등 온 가족은 모두 경찰서를 찾아와 25년만에 장남과 눈물의 상봉을 이뤘다.

오랜기간 사회유대관계 없이 사람과의 연을 끊고 지냈던 이씨는 경찰관에게 "연로하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뵙게 해줘서 고맙다"며 뒤늦게 진심어린 속내를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현재 구속된 상태지만 매일 가족들이 여든이 훌쩍넘은 아버님을 모시고 면회를 온다"고 말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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