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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생계 어떻게 이어갈지"…불꺼진 현대重 군산조선소
29일 오후 도크 폐쇄를 이틀 앞둔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수주 받은 선박의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오는 7월1일이 되면 최소의 관리인력만을 남기고 모두 떠나게 되어 전북은 큰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가동 중단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일반인들은 물론 기자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가운데 군산조선소에서 건조된 LPG운반선이 시운전을 위해 서서히 움직인다.

이 선박은 시운전을 마치고 울산조선소로 옮겨진 뒤 파나마 선주에게 인도된다.

나머지 선박 1척은 7월1일 선주에게 군산조선소에서 직접 인도되며, 또 다른 1척은 7월 4일 울산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후 군산조선소는 사실상 텅 비게 된다.

선박 건조기능을 상실한 이곳은 사내협력업체 직원 50여명만 남아 설비와 공장 유지·보수만 하게 된다.

◇협력업체 85곳 중 51곳 문 닫아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전북 도민들과 협력업체들은 실망감과 함께 침통에 빠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군산조선소 협력업체 사장은 한숨부터 내쉰다.

군산조선소 1차 협력업체로 8년재 선체 철판을 제작해 납품을 해온 김광중 번영중공업 사장(52)은 "지난해 12월부터 모든 일감이 끊겼다"며 "그나마 바지선을 하청 받아 납품해 왔지만 이마저도 이달에 모두 끝나게 돼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대출 받은 이자와 원금까지 납부해야 될 상황이어서 걱정"이라며 "플랜트 등 일감을 찾아 다녀야 처지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군산에서 줄곧 플랜트사업을 해왔던 그가 2010년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로 새롭게 시작했을 때만해도 포부와 기대가 컸다.

해마다 매출이 오르면서 2015년에는 연매출이 8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이 발표되면서 지난해 7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현재까지 12억원에 그치고 있다.

80여명 가까이 됐던 전체 직원도 지난해 12월 말 군산조선소의 일감이 떨어지면서 50여명을 구조 조정했으며, 남아 있는 20여명의 직원도 또 다시 정리해야 될 상황에 놓였다.

29일 오후 도크 폐쇄를 이틀 앞둔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근무자들이 자전거로 이동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오는 7월1일이 되면 최소의 관리인력만을 남기고 모두 떠나게 되어 전북은 큰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협력업체들도 마찬가지.

익명을 요청한 한 협력업체 대표는 "가동 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그나마 남아 있는 다른 협력업체도 도산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사이 군산조선소가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을 제외한 협력업체 85곳 중 51곳이 이미 문을 닫았으며, 현재 34곳만 살아남아 있다.

군산조선소 사내 협력업체는 39곳에서 14곳으로 줄었고 사외 1차 협력업체는 8곳에서 7곳으로 줄었다.

사외협력업체의 협력사도 38곳에서 13곳으로 줄었다.

협력업체의 극심한 경영난은 대량 실직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5250명이던 근로자도 3858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일부는 울산으로 일부는 다른 직업을 찾아 하나 둘씩 떠나고 현재는 1392명만 남아 있다.

군산조선소 협력업체에서 수년간 선박 내부 구조물 부착 작업을 해오던 김진모씨(47·가명)도 이날 직장을 잃게 됐다.

김씨는 "그 동안 직장을 다니면서 단 한번도 실직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당장 어떻게 생계를 이어가야 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오식도동 원룸촌

◇가동 중단 '직격탄'…체감경기도 '꽁꽁'

군산경제의 24%를 차지해온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은 지역경제 마저 얼어붙게 하고 있다.

군산조선소가 들어선 오식도동.

이곳 도로 곳곳에는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가동 중단을 실감케 했다.

이곳은 조선산업이 호황을 이루던 시절 상가는 물론 원룸 등 직원들로 북적였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당시 모습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주변 상가와 건물에는 '임대'와 '매매' 현수막을 내건 곳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사는 "몇 년 전 만해도 상가를 얻으려고 해도 매물이 없어 찾기 어려울 정도였으나 지금은 정반대로 매물은 많으나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4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조성문씨(45)의 걱정거리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선소 직원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이제는 월세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며 "지금 같으면 권리금도 포기하고 시내로 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 원룸도 520개실 중 절반가량이 비었다.

오식도동의 원룸 공실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20∼30% 정도였지만 현재는 50%에 이를 정도이다.

보증금과 월세 하락폭도 이어지고 있다.

수년전만 해도 오식도동 원룸 가격은 보증금 100∼200만원, 월세 25∼30만원, 투룸 35∼40만원 이던 것이 현재는 보증금은 100만원으로 떨어졌으며, 월세도 5∼10만원 정도 하락했다.

상가들도 줄줄이 폐업하는 등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이 현실화 되는 분위기이다.

지역민들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군산조선소가 조속히 재가동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주민 이모씨(54)는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위해서는 현대중공업에서 보유한 수주잔량과 최근 늘어난 수주물량을 군산조선소에 조속히 배정해야 한다"며 "대통령도 이미 공약으로 밝혔듯이 노후선박 교체, 공공선박을 조기에 발주하고 선박펀드 2조6000억원 중 남아있는 1조6000억원을 지원할 수 있는 해운선사를 물색하고 선박건조 물량을 군산조선소로 조속히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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