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전 검사장

검찰이 김정주 넥슨NXC(넥슨 지주회사) 대표(49)로부터 비상장 주식을 공짜로 받아 100억원대 시세 차익을 올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진경준 전 검사장(50·사법연수원 21기)에게 2심에서도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 심리로 30일 열린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13년과 추징금 130억7900만원,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김 대표에 대해서는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대법원 판례는 구체적 현안이 없어도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며 "대법원 판례에 비춰보면 1심의 뇌물수수의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에 대한 판단은 부당하게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현실적으로 뇌물을 주고받은 것이 아니라 장래의 위험성을 대비해 보장 및 보험의 성격으로 (뇌물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1심의 판결은 뇌물죄에 대한 법리를 좁게 해석해 일반인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진 전 검사장은 검찰의 구형에 앞서 열린 피고인 신문에서 "친구의 상황이 어려워 보여 친구인 정주가 경제적 여유가 있어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에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면서도 "그것이 저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것이라고는 느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도 "검사라는 제 신분이 문제가 됐고 친한 친구도 직·간접적으로 관련됐지만 그렇다고 검사로서의 제 직무 수행에 문제가 된 적은 없다"며 "저는 제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이사

김 대표도 "진 전 검사장과는 어떻게 설명할 수 없을만큼 친하게 지냈고 2005년 당시 기준으로도 10년 이상 사귀었다"며 "주변의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려 가슴이 아프다, 더 열심히 살 수 있도록 선처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김 대표로부터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실상 무상으로 받고 이듬해 넥슨 재팬 주식 8537주로 교환해 12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올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진 전 검사장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김 대표 회사 관련 사건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14년 12월까지 9억53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직무와 관련해 받았다고 판단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진 전 검사장의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으나 나머지 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를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뇌물 혐의와 관련해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 등을 모두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김 대표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1일 오전 10시에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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