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관련 긴급 이사회가 열린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내 스위트호텔 지하 2층에 회의실 탁자에 이사들이 먹다 남은 각종 음료수들이 놓여져 있다,이날 이사회에는 조성희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 의장 등 12명이 참석해 오전 8시30분부터 9시50분까지 약 1시간 20분 정도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전 이곳에서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14일 오전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을 결정한 것에 대해 울산시민들의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은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며 주민대표단을 꾸려 한수원 항의방문길에 올랐다.

서생면 주민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관인 한수원이 이사회 무산 하루 만에 다시 숨어서 이사회를 강행한 것은 도덕적으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 하던 날치기 통과의 악습을 되풀이 했으므로 한수원은 이에 대한 주민들의 본격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 ‘원전정책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채익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이 원천무효고 합법적 의사결정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원전 공사 일시중단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나 대통령의 결정사항이지 이사회가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며 “만약 이사회의 결정대로 공사 일시중단이 이뤄진다면 자유한국당 차원에서 민형사상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3일 이사회가 무산된 후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의결 장소를 호텔로 옮겨 기습적으로 처리한 것은 매우 비겁한 일”이라며 “이사회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향후 모든 책임은 정부와 한수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한국수력원자력(주) 김병기 노조위워장 등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 긴급 이사회가 열린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내 스위트호텔에서 나가고 있다.이날 이사회는 지하 2층 스위트포럼 A호실에서 오전 8시30분에 소집돼 약 1시간 30분 정도 개최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의회 한동영 의원은 “한수원 이사회의 졸속 결정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기준이 국민 안전이 우선인지 성급한 공약이행인지 혼란스럽게 만든다”며 “국민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 기존 원전의 안전진단을 먼저 실시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원전의 안전대책을 먼저 세우지 않고 진행 중인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라며 “국민들이 국가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을 밟은 것일 뿐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며 “사회적 합의의 전제조건으로 공사 일시중단을 통해서 공론화의 일정대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제 탈핵과 찬핵의 두 진영은 공론화 과정 안에 들어와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의 이사회에서 결정한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 일시중단 기간은 공론화위원회 발족 후 3개월간이다. 만약 3개월 안에 공론화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한수원은 이사회를 다시 열어 향후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배심원단이 완전 중단 여부를 판단하도록 결정했고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수원에 일시 중단에 관한 이행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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