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활기를 띠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인 만큼 일선 경찰관들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 바라는 점으로 수사권 독립에 대한 기대감을 1순위로 꼽았다.

서울시내 한 일선서에서 근무 중인 A 경위는 문 당선인에 대한 바람을 묻는 질문에 "가장 핵심이야 경·검 간의 기소분리 아니겠냐"며 "경찰 인력 증원과 수사권 독립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이야기 한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다.

A 경위는 "기소권이 분리돼 현장 경찰관의 공권력이 제대로 확립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며 "지금까지 경찰이 몇번 주어졌던 (수사권 독립) 기회를 놓친 뼈아픈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에서는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경찰도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회의적인 분위기도 존재한다. 한 서울시내 일선서 직원은 "경찰 입장에서는 수사권 독립이 관건이 맞겠지만 피부로는 와닿지가 않는다"며 "그건 사실 경찰 수뇌부의 희망사항이고 일선에서의 가장 큰 관심은 조직개편이다. 우선 조직을 개편하고 준비가 잘 된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을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본다"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 강남권의 한 경찰서 소속 B 경사도 "이번 대선의 큰 이슈가 '기득권 타파'인데 경찰에도 경찰대 출신이나 간부후보생 출신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어 문제"라며 "입직 경로 비중을 따졌을 때 순경 출신이 경대나 간부후보생보다 많다면 승진 인사 비중도 그에 맞춰져야 민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강북권의 한 경찰서 소속 C 경위는 "문 당선인이 수사권 독립을 공약하기도 했는데 과연 될 수 있을지 경찰인 나도 의문이 든다"며 "실제로 경찰 내부에서 영장제도 개선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됐는지도 의문이다. 무턱대고 수사권과 영장청구권을 받아왔을 때 지금 고위급 간부들이 주장하는 대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탄핵 정국 속에 매주마다 각종 시위·집회 경비 업무에 동원돼 왔던 경찰관들은 누적된 피로감으로 인해 이제는 분열을 넘어 사회 통합을 위해 문 당선인이 적극 나서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상대적으로 집회시위가 잦은 지역에서 오래 근무해 온 D 경위는 "경찰 조직 하나가 잘 되는 것 보다 나라 전체가 잘 되기를 바란다"며 "지금 사회적 갈등이 너무 깊은데 새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를 잘 아울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일선서에서 근무 중인 E 경감은 "그저 국민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나라를 잘 이끌고 경제를 살리면 제일일 것"이라며 "시국이 어지러운데 사회 정돈 좀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파출소 소장인 F 경감은 "너무 '구시대' '적폐'라고 하는 것보다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구시대에 잘못한 사람도 우리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통합을 했으면 좋겠다"며 "누가 되든 중요하지 않은데 가능한한 사회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보였다.

경찰 인력 증가와 장비 개선과 같은 경찰 복지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G 경장은 "얼마 전에 교통경찰이 밤새워 일하고 아침에 음주단속 차량을 옮기다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이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경찰들 과로가 심각한 수준인데 복지적인 측면에서 잘 배려해주고, 공무수행하다 사망하는 경우에 잘 예우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파출소·지구대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일수록 체감할 수 있는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서울 한 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H 경감은 "일선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선 인력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충원이 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 지구대 소속 I 경정은 "우리가 사용하는 장비가 여러 상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선진국 위상에 맞게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사회 안전 분야에서는 국민안전처만 만들고 손 놓는 게 아니라 어디가 부족한 지를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접근해 채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곧 정년을 앞뒀다는 다른 지구대 소속 J 경감은 "매번 경찰이 말하는 게 '인원부족' '처우개선' 문제다. 누가 되더라도 인원부족 해결과 처우개선에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며 "수사권 문제보다도 처우개선이 접근도 쉬운 것 같고 당장 경찰에 필요한 거라고 본다"고 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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