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박상우, 문태준, 이영광 등의 문인을 발굴한 40년 전통의 문예지 '문예중앙'이 2017년 여름호(통간 150호)를 마지막으로 휴간에 들어갔다.

14일 계간 문예중앙 출간사인 중앙북스의 이정아 단행본부문장에 따르면 문예중앙은 지난 여름호에서 편집장의 글을 통해 잠정 휴간을 독자들에게 알렸다.

1977년 중앙일보사에서 창간한 문예중앙은 신경숙, 박상우, 조해진 등의 소설가와 문태준, 이영광, 이현승, 김민정, 박용하 등의 시인, 그리고 함돈균, 조영일 평론가 등을 발굴했다.

창작과비평과 문학과사회, 실천문학 등 문학적 지향점이 뚜렷한 문예지와는 달리 문예중앙은 문학 본연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1980년대와 90년대 문학의 융성을 도왔다.

하지만 2004년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 ‘베텔스만’이 국내 진출하면서 문예중앙을 출간하던 중앙M&B는 베텔스만의 출판 자회사 랜덤하우스와 합병해 랜덤하우스중앙이 됐다.

문예중앙은 몇 년 후 랜덤하우스에서 다시 분리되어 출판사 중앙북스에서 출간되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문예지 정기독자가 급감하고 정부의 문예지 지원이 줄면서 재정난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예중앙 휴간과 더불어 '문예중앙 시선'도 기획이 중단된다. 이정아 단행본부문장은 "구두로라도 출간을 약속한 시집은 진행하지만 추가로 시선을 기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출판사 북인 대표인 조현석 시인은 "잡지 부문이 다 위기지만 문예지들의 위기가 더 심각하다"면서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된 데에 정권에 따라 지원이 줄거나 원칙 없이 지원되어온 문제까지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인은 "문예중앙 출신 문인들은 한 마디로 친가 없는 자식이 되는 셈"이라면서 "(문예지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1인 1잡지 구독'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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