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상점의 문이 닫혀 있다.

방한 관광시장이 중국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금지, 즉 '금한령'에 이어 시장 다변화 주요 대상 지역인 일본·동남아시아 관광객까지 줄어드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2 방한국' 일본에서도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방한 관광객이 줄었다. 또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였던 동남아시아 지역도 5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2달 연속으로 감소했다.

14일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방한 외래 관광객은 전년 동월 155만명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한국에 있는 외국기업 상주 인력 등 오차 수정 작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통계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00만명을 밑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5월 방한 외래 관광객은 97만788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4.5%나 감소했다. 월간 단위 외래 관광객이 100만명 이하로 내려간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관광객이 급감했던 2015년 7월 62만9737명 이후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5월 64% 줄어든 데 이어 지난 6월에도 6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금한령이 발동된 이후 4월부터 3개월째 내리 60%대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방한 일본 관광객도 전년 동월보다 5%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관광객은 지난해 2월 2012년 8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단위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 5월을 제외하고 매월 계속 전년 동월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 4월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지난 6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 현지 언론의 '북한 미사일' 보도가 관광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을 찾은 동남아 관광객 모습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6개국도 지난 5월 13% 줄어든 데 이어 6월에도 8% 감소했다. 해당 지역에서 해외여행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무슬림 국가의 '라마단'(금식 성월) 기간이 6월 하순까지 이어져서다.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누적 외래 관광객 감소율은 10%대 중반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까지 누적 외국 관광객은 576만20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누적 관광객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3개월째 감소 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외래 관광객 숫자는 국제 정세 변화 받는 영향이 커 대외 관계가 개선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국내 관광 활성화 외에는 위기에 빠진 관광산업을 살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은 매달 200만명 안팎으로 전년 동월보다 20%가량 늘어나고 있다. 관광업계에선 "정부에서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국내 관광 활성화 대책을 수립해 서둘러 시행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체부가 관광기금 융자를 해 준다고 하지만 담보 없이는 대출을 받기 힘들어 영세한 업체엔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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