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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떼이고 밀린 거라도 제대로 달라"…이주노동자의 쓴소리이주노동자 비용·제도 지적에 근로환경 열악 개선 요구↑ 중소기업주 채용하고 나면 처우 나몰라 '이중논리'
이주노동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이주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어 고용허가제 폐지와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한국에 처음 와 최저임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일합니다. 이번주는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다음주는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교대로 일하는 식입니다. 250만원을 약속한 사장님은 180만원을 줄 때도 있고 다른 기업으로 이직도 막습니다. 기숙사라고 말하기 어려운 작은 방 한 칸에 3명이 숙식하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대 논리로 중소기업계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비용 부담, 제도 미흡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출신인 섹 알 마문 이주노동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말도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부장실에도 공장?…소송해도 돈 못받아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이 16.4% 올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자 외국인 근로자들로 '화살'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 대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가 기업·산업별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하고 있다. 이들도 국내 근로자와 동일하게 최저임금 대상자다.

업계의 주장을 요약하면 해외와 달리 국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과 별도로 기숙사, 식사비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이 방식을 고치자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외국인 노동자 고용형태를 감안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해 외국인 취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 상황인만큼 중소기업이 최저임금 비용 부담에 대한 하소연도 일리가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은 내년 중소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가 1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실제로는 최저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되레 중소기업이 범법을 저지르고 있는 경우가 있다.

섹 알 마문 위원장은 "사장이 돈(월급)을 안 주고 자신의 통장에 있는 돈을 다 빼버리고 공장과 집을 모두 옮기는 사례가 있다"며 "당사자가 소송까지 치렀지만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어떤 곳은 조립실과 똑같은 라인(생산시설)이 부장실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똑같은 공장을 이름(법인명)만 따로 신고하고 운영하는 건데 불법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밖에도 그가 외국인 근로자를 만나면서 들은 사례를 보면 국내 노동자가 2~3명에 불과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7~8명 데리고 있는 곳,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근로자 노동자를 소개하는 곳, 기본급에서 식대비나 집세를 미리 제하고 지급하는 곳 등이다.

이 때문에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그는 "우리에게 혜택이 돌아올지 모르겠다"며 "현장에 오는 근로감독관 수도 많지 않아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섹 알 마문 위원장이 공개한 고용주의 이직 제한 사례의 경우만하더라도 실제로 위법이다. 외국인 근로자는 법률에 따라 최초 입국 후 3년 취업기간 중 3회 사업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고용할 때는 적극…"국내인력보다 일 못해" 바뀌는 고용주

이처럼 중소기업이 고용난이 심화된 탓에 이주노동자 고용을 원하면서 정작 처우 개선에 소홀히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는 중소기업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식이 깔려있다.

중기중앙회가 2015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77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74.9%는 내국인 근로자 부족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고 78.9%는 채용 계획이 있었다. 

조사에서 외국인력 1인당 인건비는 최저임금(기본급)을 기준으로 할 때 192만1000원으로 내국인 대비 19.9% 많았다. '19.9%'는 결코 기본금을 더 준다는 의미가 아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추가 지급하는 숙식비, 기타관리비 등 간접 인건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되레 '일을 못 한다'는 이유로 임금을 덜 받을 가능성이 있다. 상당수 중소기업은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 근로자보다 생산성이 낮다고 판단해서다. 당시 조사에 내국인 생산성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외국인 생산성이 80%~90%, 70~80%라고 답한 비율이 54%를 기록했다. 100% 이상 이라고 답한 비율은 14.7%에 불과했다. 섹 알 마문 위원장은 "우리는 정말 국내 근로자가 일하기 꺼리는 열악하고 힘든 현장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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