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여자친구와 말싸움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양섭)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8)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월20일 오전 7시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여자친구 A씨가 호텔 투숙 전 방문한 클럽에서 발생한 싸움을 말렸다는 이유로 다툼을 벌이다 흥분해 A씨의 얼굴과 머리를 폭행하고 목 부위를 졸라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김씨는 말다툼을 벌이다 A씨가 객실 복도로 나가 자신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하자 A씨의 옷과 소지품을 밖으로 집어 던져 객실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A씨가 객실 문을 걷어차며 다시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친 김씨는 격분해 결국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서 김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폭행 치사'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건장한 체격의 김씨가 가녀린 체격의 A씨를 폭행하고 목을 강하게 분이상 조르게 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음은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폭행 사실을 숨기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범행은 호텔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A씨의 눈 주위에 멍 자국을 확인하고 범행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재판부는 "김씨가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합리성 없는 변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는지도 의문스럽다"며 "이 사건 이전에도 김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A씨를 골프채, 주먹 등으로 때렸던 것으로 보이고 자신과 결혼까지 생각한 A씨를 무참히 살해해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호텔 프런트에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A씨를 살리려 했고 유족과 합의해 유족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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