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고소·고발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68)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성규)는 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4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불이익을 줬고, 부림사건의 변호인으로서 공산주의자'라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같은 발언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된 건에 대해서는 "발언의 시기, 경위 등에 비춰 올해 19대 대선과 관련한 낙선 목적을 인정하기 어려워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문 대통령이 고 이사장을 고소한 후 1년9개월여만에 그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5월12일 고 이사장으로부터 서면진술서를 받았고 6월 말 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고 이사장은 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서 '부림사건'은 민주화운동이 아닌 공산주의운동이며 이 사건을 변호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역시 이를 알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특히 고 이사장은 "문재인 후보는 공산주의자"라며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도 말해 물의를 빚었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고문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허위자백을 받아내 기소했고, 이후 2014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다. 문 대통령은 부림사건 재심사건의 변호인이었고, 고 이사장은 부림사건 당시 부산지검 공안부 수사검사였다.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16일 고 이사장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에 배당했다.

이후 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 고 이사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선거와 정치수사를 담당하는 공안2부로 재배당했다.

문 대통령은 고 이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손해배상 소송은 1심에서 문 대통령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김진환 판사는 지난해 9월28일 "고 이사장이 당시 발언한 강연의 전체 내용과 흐름, 사용 어휘 등을 고려하면 다소 과장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명예훼손적 의견을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봐야 한다"며 "문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며 고 이사장에게 300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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