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균관대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를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대입 수시에서 자연계 논술고사를 진행한 서울소재 14개 대학 중 7곳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중 4개 대학은 아예 대학과정에서 논술고사 문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2017학년도 대입 자연계 논술고사와 구술고사(서울대)를 치른 서울 14개 주요대의 고교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지난 4월25일부터 7월7일까지 약 70여일간 진행됐다. 총 46명의 현직교사와 관련분야 박사과정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조사 대상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 14개 대학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계 논술고사와 구술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문제를 낸 대학은 총 7곳이다.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이 선행교육규제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위반했다고 사교육걱정은 분석했다.

선행교육규제법에 따르면 대학은 입시에서 대학별고사(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및 교직적성·인성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논술고사 문제비율은 한양대가 가장 높았다. 전체 문항 중 38.9%가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도 37.5%의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돼 비교적 높았다.

동국대(25%)와 서울대(23.2%)도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한 문제비율이 2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19%), 고려대(13.3%), 성균관대(3.4%)도 고교 교육과정 출제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문항 수로 보면 자연계 논술고사를 치른 13개 대학이 출제한 312문제 중 28문제(9%)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구술고사는 56문제 중 13문제가 고교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으로 지적됐다.

13개 대학 모두가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교과인 수학의 경우에는 14.7%(136문항 중 20문항)이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했다. 연새대는 8문항 중 5문항(62.5%)을, 한양대는 18문항 중 7문항(38.9%)가 고교 교육과정 출제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서울대 수학 구술고사도 20개 문항 중 30%(6개 문항)가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나왔다.

전체 논술고사 문항 중 대학과정에서 출제된 비율도 8.4%로 나타났다. 연세대(33.3%)와 동국대(33.3%) 등은 30% 이상을, 한양대(27.8%)와 서울대(23.2%)도 20% 이상을 대학과정에서 냈다.

고등학교 정규수업은 물론 방과후학교 특별반을 편성해도 학교에서 대비할 수 없는 문제 비율도 9.2%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특정 답이 정해져 있어 논술전형 취지에 맞지 않는 본고사형 문제 출제비율은 97%(368문항 중 357문항)에 달했다. 동국대, 서강대 등 10개 대학은 모두 본고사형 문제로 출제했다.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도 본고사형 출제 비율이 87.5%~96.4%에 이르렀다.

사교육걱정은 "교육부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를 출제한 해당 대학들에 엄중한 행정제제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2년 연속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한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입학정원의 10% 범위 내 모집정지 등 행정처분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공약을 통해 논술폐지를 약속했다"면서 "대입 논술고사와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고사의 선행교육규제법 위반이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조처는 즉시 이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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