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수능 절대평가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평가방식(절대평가) 전환 여부를 놓고 찬반 양측이 교육부를 압박하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학부모들은 이번 주말 대규모 저지집회를 예고하며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주장하는 교육·시민단체들은 순차적 전환도 고려하는 듯한 교육부의 태도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27일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공정모임)에 따르면 이들은 29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옆 도로에서 학생·학부모 1000여명과 함께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 반대하는 총궐기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에서는 '교육' 사다리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수능 절대평가로 바뀔 경우 변별력을 잃어 대입 공정성을 해치게 되고 결국 재수생·저소득층 학생들의 기회의 사다리도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수능 절대평가 전환 포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집단 도보행진도 진행한다.

공정모임은 "문재인정부가 국민소통창구로 마련한 '광화문 1번가'에 압도적으로 언급된 정책은 단연 '수능 절대평가 반대'"라며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에 절대평가 전환을 담으려고 하는데 이는 국민을 우롱하고 민심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실이 국민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입제도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능 위주 정시비율을 늘리고 수시비율을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43.8%로 가장 많았다. 반대 의견은 30.5%를 기록했다. 

공정모임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으로 시험이 무력화된다면 수능 위주의 대입 정시전형이 사실상 폐지될 것"이라며 "결국 현대판 음서제인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촉구하는 교육 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명발표를 하고있다.

반면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하는 교육·시민단체들은 현재 교육부의 입장이 미온적이라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영역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지 말고 곧바로 전 과목 절대평가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등 3개 교육시민단체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대신 일부 과목에 한정해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교육부 일부 관료들과 일부 대학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며 "새 정부는 이런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약속했던 2021학년도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정책을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학이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영역의 반영비율을 높일 가능성이 커져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수능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뀌자 서울 주요대학들은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영역별 수능 반영비율을 수학·국어·탐구영역 중심으로 높였고 영어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지난 26일 김 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요구한 상황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25일 한국장학재단 서울사무소에 열린 '수능 개편 관련 '찾아가는 학부모 경청투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교육부 제공)

◇절대평가 전환은 기정사실화…적용범위가 관건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의 화두는 절대평가 전환 여부와 적용 범위다.

교육부는 사실상 절대평가 전환을 시사한 상황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18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방안 의견수렴을 위한 고교교원 간담회에서 "현행 수능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학생 간 무한경쟁, 획일적인 점수 위주 선발, 수능 대비 문제풀이 수업 유발 등 여러 가지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면서 "과도한 점수경쟁을 완화하고 2015개정 교육과정 취지 구현 등 고교교육 내실화를 위해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최대 관건은 절대평가 전환 범위다. 교육부는 현재 한국사·영어영역의 사례처럼 순차적으로 전환할지, 한꺼번에 전환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상황이다. 김 부총리는 이를 결정하기 위해 고교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듣는 소통행보를 진행 중이다.

김 부총리는 "대입은 국민의 삶과 학교교육 현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교사,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과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8월초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8월말 최종고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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