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김현종(왼쪽) 세계무역기구 상소기구 위원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김영문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를 관세청장에 임명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김영문 관세청장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임명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 청장은 검사 출신 관세청장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김 본부장의 경우는 노무현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재수(再修) 인사라는 점, 시민단체의 반대가 있었다는 점, 국제기구에 근무해 신분문제가 있었다는 점 등에서 파격적이다.

청와대는 두 사람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시선이 따라붙을 것임에도 인선한 데 대해 각각 개혁과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 인선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적폐청산이나 국익우선과 같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가치에 부합하는 인물인지를 먼저 따졌다는 뜻이다.

김 청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관세청장보다는 사실 범죄를 소탕하는 직무에 적합하다. 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형사1부 부장검사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윤 수석은 김 청장의 이력과 관련, 첨단수사와 관세청 고유업무가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했지만, 역시 방점은 개혁이었다. 이는 전임 청장인 천홍욱 관세청장이 '면세점 게이트' 연루의혹으로 지난 14일 물러난 것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윤 수석은 "관세청과 관련해서는 내부 개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그래서 내부인사보다는 외부인사로서 '관세청 개혁'을 주도해나갈 적임자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관세청과 일명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연관됐기 때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특정 사안과 직접적 연관성을 가지고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관세청 전체를 리뷰할 수 있고 그걸 바탕으로 관세청 위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았다"고 했다.

아울러 김현종 본부장에 대한 임명 또한 김 청장과 같이 문 대통령의 임명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의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일하면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주도했었다.

앞서 김 본부장은 전문성 면에서 애초부터 내정됐지만,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있어 협조를 구해야 하는 진보야당이나 시민단체들의 반발, 신분상 문제 때문에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이 돌았었다.

하지만 이날 임명을 통해 문 대통령이 김 본부장의 통상전문가라는 전문성을 다른 문제들보다 더 높이 샀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문 대통령은 앞서 미국이 한미FTA 개정협상을 요구한 상황에서 전문성 있는 통상교섭본부장이 하루빨리 인선돼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청와대는 이날 김 본부장에 얽힌 신분문제의 경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90일 규정'의 취지는 해당 상소기구 위원이 맡은 소송사건을 동 기간 중 마무리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며 "김 본부장은 지난주에 본인이 맡은 소송업무를 다 마무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WTO(세계무역기구) 분쟁의 최종심을 담당하는 심판기구인 상소기구 위원인데, 여기서 사퇴하면 90일간 정부직을 맡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이 WTO 상소기구 위원직을 사임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청와대는 김 본부장이 소송업무를 마무리하는 것까지 기다린 뒤 그를 임명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김 본부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상소기구 위원 자리를 우리가 다시 차지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데에는 "(그 자리는) 국적 때문이 아닌 전문가라고 판단해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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