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은 예상보다 강했다.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거래 절벽과 가격 하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토교통부는 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서울 모든 지역과 경기 과천·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시장에선 서울 모든 지역 투기과열지구지정에 대해선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반포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3구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며 "서울 전체적인 거래량이 줄면서 강남3구도 당분간 침울한 분위기를 피하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개포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정부가 서울 부동산에선 한마디로 손발을 모두 묵겠다는 것"이라며 "분위기가 단기간에 위축돼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예상보다 강도높은 규제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집값도 한동안 조정될 것 이란 의견이 많았다. 현재 강남 재건축·재개발은 매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대책이 나오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압구정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압구정에선 어린자녀 상속을 목적으로 자금력을 떠나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압구정을 지탱한 일부 수요 진입이 불가해지면서 단기간에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27개 지역은 △청약1순위 자격△민영주택 재당첨 제한 △재건축 조합원당 재건축 주택공급수 1주택 제한 등이 적용된다. 소유권이전등기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양도도 금지된다. 특히 이번 대책은 재건축뿐 아니라 재개발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에 긴장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성호 천지공인중개소(한남동 소재) 대표는 "한남뉴타운도 단기간 시장이 위축돼 가격 상승폭은 과거보다 제한될 것"이라며 "일반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인근의 한 부동산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은 공사비만 약 2조 6400억원에 달하고 기타 관련 비용까지 합하면 사업비는 총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올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일각에선 이번 대책이 강남 재건축엔 장기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자산가들은 대책과 무관하게 자기자본을 활용해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잠실주공5단지는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도 매수세는 꾸준했다. 집값도 보합세를 유지하는 등 큰 변화가 없다. 정부가 대책을 예고한 이후에도 전용76㎡는 15억6000만원 전후로 실거래가 진행됐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환수제 적용 여부를 떠나 입주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인 부분이 위축될 공산이 높아졌다는 점에 있다. 대책 이후 투자자들은 주변 분위기에 따라 매도시기를 저울질할 수 있어서다.

골드웰 공인중개소(압구정 소재) 관계자는 "압구정은 아직 조합 설립 전으로 일반 아파트 개념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변수가 계속 생기고 있어 매도·매수자 심리적인 반응이 어떻게 변할지는 한동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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