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전쟁하겠다고 말했다"

미 공화당 강경파 중진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일각에선 군사적 옵션이 거론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의 '전쟁'까지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일(현지시간) 미 NBC방송 '투데이쇼'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을 타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트럼프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해서도 잘못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토 안보와 지역 안정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과 전쟁을 시작하면 일본·한국·중국은 전쟁의 십자 포화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앵커가 "모든 군사 전문가들은 좋은 군사적 옵션이 없다고 말한다"고 질문하자 그레이엄 의원은 단호하게 "그들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나 북한 그 자체를 파괴하는 군사적 옵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미친 사람(madman·김정은)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을 멈추기 위해 전쟁이 있어야 한다면, 그곳(한반도)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수천 명이 죽는다면, 그곳에서 그들이 죽는 것이지 이곳에서 죽는 게 아니다. 트럼프는 내 얼굴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실제가 아닌 협박성 발언이겠지만, 만일 당신이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누구에게 충성하겠는가"라며 미국 정책 결정의 우선순위는 지역 안정이 아닌 본토 안보에 있음을 시사했다.

수천 명의 죽음까지 예고한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에 당황한 앵커는 "중국, 일본, 한국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그레이엄 의원은 "북한이 변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옵션은) 피할 수 없다. 우리 대통령은 지역 안정과 본토 안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는 어떤 대통령도 원치 않았던 선택을 할 것"이라며 "역대 대통령들은 20년 동안 이 문제를 미뤄왔지만 이제 미룰 곳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타격하려 할 경우, 북한과 전쟁할 것이다. 트럼프는 내게 말했고, 나는 그를 믿는다"라며 "내가 중국이라도, 나는 트럼프 말을 믿고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언제, 어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들었는지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공개 석상에서 '재앙 수준의 전쟁'을 언급한 건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민주당 중진인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상원 의원은 "그레이엄 의원은 내가 갖고 있는 정보도 들어야 겠다"며 "기밀 정보이지만, 우리는 (북한의) 무기들과 그 위치를 많이 알고 있고, 어려운 점이 무엇이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이 언급한 것처럼 군사적 공격으로 단순하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무력화할 순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미 언론도 군사적 옵션에 대한 발언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자칫 인류 대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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