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 4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부설 방사선보건원 직원들이 납품업체 관계자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받고 입찰시기 등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사선보건원은 원자력발전소 종사자들의 방사능 피폭상태 등 건강관리를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기동)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방사선보건원 직원 박모씨(42), 이모씨(36)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조모씨(40)를 구속 기소하고 납품업체 대표 김모씨(39)를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 방사선보건원 직원 3명은 2012년 4월쯤부터 납품업체대표 김씨에게 '방사선보건원에 어떤 의료기기가 필요한지', '어느 정도 성능을 요구하는지', '입찰시기는 언제인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흘린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입찰 과정에서 해당 납품업체의 점수를 높게 주는 등 편의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박씨는 17회에 걸쳐 1억445만원을, 이씨는 7회에 걸쳐 1억247만원을 , 조씨는 6회에 걸쳐 2637만원을 받는 등 납품업자로부터 총 2억3329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씨는 재직 중임에도 자기 명의로 납품업체를 설립해 20억원 규모의 방사선 의료 기기를 방사선보건원에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에서 김씨의 납품업체는 방사선측정기 등 여러 개의 방사선 의료기기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기기 특성 상 부품 등 문제로 납품업체가 특정 의료기기회사의 제품을 구입해 한 기관에 독점 납품하게 되면 의료기기회사도 장비와 시약을 계속 납품업체에게 독점 공급할 수밖에 없다. 납품업체가 뇌물을 주면서까지 사전에 입찰에 유리한 계약정보를 입수하려고 하는 이유다.

한수원은 자체 감사를 통해 이들의 비리를 파악,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디지털포렌식, 계좌추적, 통화분석 등 방법으로 이들의 비리를 밝혀내 범죄 수익을 전액 환수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공범이 있는지 등 수사를 확대해 관련 비리를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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