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국가안보회의 모습 (사진: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화염과 분노' '서울 불바다' 등 연일 강한 수위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21일부터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앞두고 8월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미간 대결 양상으로 확대되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안정 뿐 아니라 이른바 '통미봉남'이나 '코리아패싱'이 현실화 되지 않게 한반도 위기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에도 북한이 괌 타격을 거론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자 "그 성명이 충분히 강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북한은 김락겸 전략군사령관 성명을 통해 "화성-12형은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를 1065초(17분 4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과 북한 간 '기싸움'이 확전되는 양상으로 전개되자 우리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에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긴 했으나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관건은 북한이 '통미봉남' 의도를 갈수록 노골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이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올 수 있느냐다. 이미 우리 측의 대화 제안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한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돌리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과 대화를 끌고 나가려 할 것"이라며 "지금 분위기에서 대화의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북한과 미국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소위 '레드라인'을 넘은 상황이지만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나 압박으로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 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지적이다. 

결국 북핵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북미간 강대강 대치를 막을 수 있도록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 교수는 "추가 대북 제재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서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묘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북미 대화가 성사 되도록 우리가 미국과 의견을 조율하고 설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미국과 협의를 통해 을지 훈련 기간 한반도에 파견되는 전략 자산을 축소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북한이 괌 타격을 언급한 것은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전폭기 등이 발진하는 것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발언에는 미국에 맞대응할 수 있겠다는 의도도 보여주지만 전략자산 동원은 자제하면 좋겠다는 메시지도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에 대비해 외교 공관을 통한 외교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미 핫라인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과거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미국과 중국이 이 문제를 주도했고 남북은 이 사이에서 이방인이 됐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이고 항구적 해결 정책을 거론한 상황에서 을지훈련이 끝나면 남북 물밑접촉을 통해 협상 채널을 복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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