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파문이 일고 있는 '살충제 달걀'이 국내에서도 발견됐다. 사진은 15일 제주시 구좌읍 한 양계 농장에서 제주 동물위생시험소 직원들이 전수 검사를 하기 위해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살충제 달걀'이 발견된 농장들에서 닭장을 소독하는 살충제를 닭에게 직접 살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충제는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닭에 흡수되기 때문에 양계장에서 닭을 모두 꺼낸 뒤 살포해야 한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날(14일) 경기도 남양주시 A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Fipronil)성분이 0.0363mg, 경기 광주시 B산란계 농가에서는 비펜트린(Bifenthrin)이 0.0157mg이 검출됐다. 모두 살충제 성분으로 방역당국이 설정한 허용량을 넘어선 수치다.

방역당국은 농가들이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행 규정상 양계장 및 케이지에 살충제를 살포할 때는 닭이 이 작업장 안에 있으면 안된다. 닭의 호흡기 등으로 살충제 성분이 흡수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농가들은 살충제를 살포할 당시 닭을 양계장 등에서 꺼내지 않고 그대로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닭 체내에 해당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스며들어가 달걀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규정대로 닭을 분리해 양계장 등에 살충제를 살포했다면 이후 닭이 노출되더라도 호흡기 등으로 흡수되는 양이 적어 자연적으로 소멸하게 된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천마리의 닭을 키우는 농가에서는 닭을 모두 꺼낸 뒤 살충제를 뿌리는 작업이 번거로운 과정일 수 있다"면서 "제대로 닭을 분리하지 않고 살충제를 살포한 것이 이번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살충제인 피프로닐은 코덱스 기준으로 kg당 0.02mg, 비펜트린은 0.01mg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살충제 검출량은 인체에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할 만큼 과다 함유된 것은 아니지만,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제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살충제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농가가 모두 친환경 농장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식약처는 이날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를 시작했다. 아울러 살충제 검출량을 토대로 위해성 여부를 조사해 후속 대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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