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선생 묘역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기 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찾아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 묘역 등에 참배했다.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의 묘역을 비롯해 윤봉길·이봉창·백정기 등 삼의사 묘역 및 안중근 의사의 가묘, 이동녕·차이석·조성환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이 조성돼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효창공원 방문은 보수와 진보진영 간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양 진영은 우리나라 건국시기를 각기 달리 보고 있다.

보수진영은 우리나라 건국시기를 해방 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헌국회를 세운 1948년 8월15일로 보는 반면, 진보진영은 상하이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4월11일로 본다.

이런 가운데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를 이끌었단 점에서 문 대통령은 후자(진보진영)에 손을 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14일) 청와대에서 가진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 등과의 오찬에서도 "2년 뒤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묘역을 참배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보도에서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하더라"며 "오늘 참배도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실 때마다 각종 행사 제일 앞줄에 유공자나 애국자들이 훈장을 달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셨다"며 "우리나라에도 독립유공자, 참전용사 등 애국하신 많은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을 위한 보훈을 강화해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애국을 국민들에게 선양하시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효창공원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의 효창공원 참배는 1998년 6월 당시 김대중(DJ)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광복절에 발걸음을 한 것으로는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한 뒤 단상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씨 속 회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나타난 문 대통령은 김구 선생 묘역 앞에 먼저 마중 나와있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정양모 백범김구기념관장 등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김구 선생 묘역으로 향하기 전 다리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정양모 관장에게는 "다리가 불편하시니 올라가시지 마시고요"라고 배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흰 장갑을 받아 손에 끼우고 묘역 계단을 올랐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문 대통령을 뒤따랐다.

문 대통령은 이후 직접 화환을 들고 김구 선생 영전 앞까지 3보 이동한 뒤, 영전 앞에 화환을 내려놓고 90도 인사로 인사했다. 뒤이어 분향과 묵념 등으로 예를 갖췄다.

문 대통령은 참배 후 묘소 앞 왼편에 위치한 방명록에는 '선열들이 이룬 광복,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017.8.15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삼의사 묘역 및 안중근 의사 가묘,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도 김구 선생과 같은 순서로 차례로 참배했다.

이날 참배에는 오진영 보훈처 보훈선양국장, 성장현 용산구청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임종득 국방개혁비서관 등도 함께 했다.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전에도 주요한 일을 앞두고 효창공원을 여러 번 찾았었다.

이번 대선에 경선주자로 나섰을 당시인 올해 3월25일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2012년), 새정치민주연합(2015년)에서 각각 대선후보와 당대표를 했을 때도 효창공원을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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