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법원은 '세기의 재판'으로 꼽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선고 공판에 대한 TV 생중계를 허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공익성이 크지 않고 무죄추정의 원칙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 공개로 인한 공익성보다 피고인들이 입게 될 불이익이 더 컸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5일 진행되는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의 선고 공판에 대한 생중계를 불허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판의 중계를 허가하는 기준과 관련해 "피고인의 동의가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생중계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 등 5명의 피고인은 이날 재판부에 촬영·중계를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또 피고인의 동의가 없어도 공공의 이익이 상당할 경우에는 생중계가 허용되지만,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재판이 여기에 해당하진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 피고인의 선고재판 촬영·중계로 실현될 수 있는 공공의 이익과 피고인들이 입게 될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손해 등 사익을 비교했다"며 "재판의 촬영·중계를 허가하는 게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부회장과 공범 관계인 박상진·최지성·장충기·황성수 등 다른 피고인이 재판 중계 허가로 입게 될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손해와, 헌법상 보장되는 무죄추정의 원칙 등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2심도 생중계할 수 있도록 대법원 규칙이 개정되면서 이 부회장의 선고 재판이 첫 사례가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선고가 촬영·중계의 대상으로 추가됐다'는 내용의 규칙 개정만으로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판단이 종전과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로써 1심 선고 첫 생중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뇌물 혐의 사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오는 10월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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