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9월 열린 'IFA 2016'에서 'IFA 인터내셔널'에 소개된 하이얼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방송 전송규격을 충족하기 위한 특허의 이용료를 담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하이얼 그룹의 자회사인 하이얼 아메리카 트레이딩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파나소닉, 제니스, 필립스 등 제조사와 특허관리업체 'MPEG LA'가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표준'과 관련한 특허의 라이센스 비용을 담합했다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ATSC 표준은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디지털TV 방송 표준규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이 표준과 관련한 특허를 보유한 업체들은 서로 연합해 여러 특허를 통합해 관리하고 있다. 이를 관리하는 주관사는 MPEG LA다. 하이얼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업체와 MPEG LA가 담합해 특허에 과도한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이얼은 "특허를 사용하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개별 협상을 시도했지만 업체들이 모두 협상을 거부한 채 MPEG LA와 협상하라는 입장을 보였다"며 "MPEG LA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업체들은 '공정치 못한(non-FRAND)' 로얄티를 요구하며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하이얼은 이어 "이런 행태는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고 성과를 낮출 뿐 아니라 저렴한 ATSC 표준 TV의 생산을 줄어들게 한다"며 "이는 모든 미국 소비자 및 가전 시장 경쟁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얼에 따르면 일부 특허에 대해 하이얼은 20달러짜리 리시버를 팔면 이중 35%를 로얄티로 지불해야 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2000달러짜리 TV를 팔면 7달러의 로얄티만 지불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PEG LA가 지난 3월 특허 사용료와 관련해 하이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소송은 하이얼이 이에 대응한다는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소장을 면밀히 검토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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