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군사훈련인 2017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된 2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의 한 훈련장에서 UH-60블랙호크 헬기가 기동 준비를 하고 있다. 2017.8.21

북한이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비난을 연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보다 수위가 비교적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부에서 유화적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자 북한도 북미 간 대화를 염두에 두고 '톤다운'한 것으로 보여 향배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1일 을지연습이 시작된 이튿날인 22일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UFG를 비난했다. 이 담화는 UFG에 대한 북한 공식 기구의 첫 반응이었다.

지난해 북한은 UFG가 시작된 직후인 8월22일 오전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내놓았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UFG를 '실질적인 핵전쟁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보복을 경고한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올해는 첫 반응이 을지연습 이튿날 나왔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 비교적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은 을지연습 첫날 인민군 총참모부 성명에 이어 같은날 오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놓으며 UFG 비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두번째 반응은 을지연습 사흘째인 23일 밤에야 북한의 대외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나왔다.

이에 올해 북한의 을지연습 비판은 의례적인 수준에서 그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판문점대표부와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총참모부와 외무성에 비해 격이 낮다는 점과, 성명이 아니라 담화라는 형식을 통해 반응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22일 이에 대해 "한반도 상황이 매년 똑같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발표한 내용을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경우는 8월 초부터 나온 정부·총참모부 대변인·전략군 대변인 성명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8월 초 잇단 성명을 통해 대미 위협 수위를 높였던 북한이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괌 포위 사격' 위협에서 한발 물러서자 미국도 연일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북한의 반응은 주목된다.

앞서 미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기 위한 3대 조건으로 핵 실험·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도발적 언행 중단 등 기존 '비핵화 행동'보다 완화된 조건을 제시했다. 이어 미국은 UFG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을 줄였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22일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 이후 도발을 하지 않았다는데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김정은)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난 존중한다"며 '대화 시그널'을 보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괌 타격을 유보하며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고 공을 넘겼는데 미국이 대화 문턱을 낮췄고 대화 제안을 하고 있다"며 "북한도 대화의 필요성이 있다. UFG에 대한 비난도 국면전환의 필요성 때문에 수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UFG 기간에 돌발적인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9월 북미간 대화 국면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장 북한이 선군절(25일)과 건국절(9월9일)에 아직 시험 발사하지 않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3형으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어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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