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6일 강원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3발을 발사하면서 그 의도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우선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응해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풀이가 가장 설득력을 얻는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UFG 연습을 진행 중이다.

북한은 지난 2014년에도 UFG 연습이 종료된 지 4일 만인 9월1일 동해상에 신형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이틀 뒤인 6일에도 동해안을 향해 단거리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2015년엔 UFG가 진행 중인 8월20일 북한이 연천 지역의 우리 측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조준 포격을 가했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UFG 연습 시작 이틀 만(8월24일)에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1발을 기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이 UFG에 반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장 우세하다. 다만 지난 9일 괌에 대한 포위사격 협박 이후 사태를 관망,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의 긍정적 평가 속에 북한이 중·저강도 도발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다고 보는 경우,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김정은이 최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찾아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단계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이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비웃듯 바로 괌 타격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한발 한발 위협 수위를 올리는 것"이라고 봤다.

특히 미 태평양사령부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면 두번째 미사일은 불발로 실패가 분명하겠지만 250여㎞ 날아가 공중폭발했다는 것만으로 실패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북한이 일정고도와 위치에서 임의로 폭발시켰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우리 군의 북한 미사일 분석평가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던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밖에 북한이 미국 사이에 굳어져 온 군사적 대립의 문법을 바꾸고,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소속 연구원의 주장도 관심을 끈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최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의도와 계산'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황 교수에 따르면 괌 포위사격 위협을 통해 자신들이 감행할 수 있는 군사도발의 범위를 극적인 수준까지 넓힌 북한이, 이보다 상대적으로 덜 공세적인 도발을 벌일 경우 주변국들이 일종의 안도감을 느낄 공산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자신들이 가할 수 있는 위협의 수준을 극대화해서 '말로 먼저 보여줌으로써' 그보다 낮은 수위의 도발에 대해서는 상당한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봤다. 실제 북한의 이날 도발은 저강도 도발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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