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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제시한 '국공립대 네트워크 구축' …서울대 긴장감 '가득'서울대생들 "서울대 폐지론 아니냐…전전긍긍" 학교 측 "아직까진 예의주시"…교수들 의견분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선발표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제시한 '국공립대 네트워크구축' 정책과 관련, 서울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학내에서는 정치권에서 자주 오르내렸던 '서울대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게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없지 않다.  

국공립대 네트워크구축은 대학서열화 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공립대 간 공동운영체제 등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대를 포함해 국공립대 간에 공동 입학·수업· 학위수여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 학생사회는 해당 공약을 도마 위에 올리며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학교 측은 "어떤 내용인지 좀 더 파악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향후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생들 "반대하지만 아직 나서지 말자"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대응 연서명에 참여해주세요!"

지난 10일 서울대생들의 학내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에 대한 한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단과대학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이 학생은 글을 통해 "대학 서열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국공립대 통합정책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에서 이른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로 불리는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며 "그가 제시한 통합정책은 모든 국공립대를 하나의 연합대학으로 통합해 그 수준을 서울대급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며, 공약의 취지는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고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재정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통합정책이 진행된다면 오히려 국공립대가 하향 평준화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80%가 사립대학인 현 상황에서 국공립대 통합은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사립대학 중심으로 서열을 재편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러한 국공립대 통합정책 하에서 서울대와 그 구성원들은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자보 게시를 예고하고 총학생회 차원의 대응과 연서명 참여 등을 호소했다.

글을 본 서울대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서명합시다. 가만히 있으면 저항도 못 해보고 학교 없어지는거 한 순간이다', '학생회는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느냐'는 등의 찬성입장이 있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아무 이야기도 안나왔는데 우리가 먼저 들고 일어날 필요없다', '공론화하지 말자' 등 신중한 입장도 상당했다.

학생사회에서 반발 움직임 등이 있자 총학생회는 대통령선거 전인 지난 4월26일 국공립대 네트워크 공약과 관련한 질의서를 문재인 캠프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대응방안을 의결기구인 총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출판간담회'서 구상 밝혀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판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 서열화 폐지와 평준화를 위해 국공립대학부터 공동입학·공동학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여러 캠퍼스를 오가면서 강의 등을 하거나 듣게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서울대 폐지론'을 의식한듯 "서울대를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지방국공립대학도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언의 파장은 지속됐다. 그간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시된 '서울대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이 교육개혁안으로 내세운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안'이 연상된다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민주통합당이 제시한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안'은 서울대를 비롯해 전국 국립대를 하나로 통합하자는 구상으로 일각에서는 "서울대를 폐지하려는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내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등록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시한 10대 공약에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공약은 넣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최종 공약집'에는 해당 공약이 그대로 들어간 상태다.

공약집에 따르면 해당 공약은 '중장기적으로 대학 네트워크구축을 통해 대학서열화 완화 및 대학경쟁력 강화'라는 제목으로 △국공립대 공동운영체제를 통해 대학들의 자발적 고등교육 혁신체제 방안 구축 △국공립대 간 기능별(연구중심, 교육중심, 직업중심 등) 중점 분야별 특화 추진 △국공립대 네트워크구축 이후 혁신강소대학 네트워크구축 등으로 정리돼 있다.

서울대  정문 


◇학교 측 "아직까진 예의주시"…교수들 의견분분

서울대 본부 측은 아직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정책이 어떻게 실현될지 아직 알 수 없는만큼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분위기다.

서울대 관계자는 "정책의 방향이 서울대까지 포함을 하는지 이런 게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어떤 대응방안을 마련해놓지는 않고 있다"며 "정책으로 실현을 하게 되는 단계가 오면 준비를 해야할 거 같다. 아직까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수들 역시 의견이 분분하다. "해당 공약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하거나 "정부에서 그렇게까지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 등도 있었다.

한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서울대 폐지는 전혀 아니고 정책은 지방 거점 국립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올린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며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대통령직속국가위원회에서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다른 교육학과 교수는 "제가 들은 바로는 국공립대 통합안이 언급은 됐지만 그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책이 너무 무리수라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책방향이 '서울대 폐지'로 갈 경우 반대하겠다는 입장은 거의 비슷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한 교수는 "서울대를 하나의 학벌의 상징으로 보고 이름을 지운다든지 폐지를 한다는 것은 너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30~40년 전이야 모르겠지만 지금 20대들은 서울대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서울대가 없어지면 고대나 연대 등 다른 사립대들이 또다른 서열화와 학벌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오히려 대학을 통합한다는 구상보다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 어떻게 대학교육을 이끌어야 할지 그 부분을 더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대 교수는 "대학통합은 한마디로 대학을 국가가 개입해 통제하겠다는 방식이다"며 "이미 서울대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데 국가가 나서서 대학교육을 통제해 흔드는건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책에 있어 '서울대 폐지'라는 이슈에 집중하기 보다 열악한 지방대학을 키우는데 집중한다는 구상으로 가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공립 네트워크구축을 꾸준히 연구해온 한 지방 국립대학 교수는 "사실상 정책은 서울대 폐지를 전혀 담고 있지 않고 그 부분을 오해하거나 집중할 필요가 없다"며 "열악하고 소외된 지방대학을 키워 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그만큼 정부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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