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승복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7.5.9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는 안철수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 주요인으로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총체적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1일 지적했다.

안 후보와 선거 캠프, 당 차원의 선거대책위원회의 전략과 소통 등의 부재로 대선을 치를 수 없는 무기력 상태로 빠져들었고 결국 대선 패배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이 이날 공개한 대선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본격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일대일 구도를 형성할 수 있었지만 TV토론 등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급락, 최종적으로 3위로 마감했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전략을 비롯해 정책에 대한 철학을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TV토론이 안 후보의 대선 패배에 큰 영향을 미쳤다. TV토론은 대선의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였지만 당 차원에서 준비를 잘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안 후보 역시 정치적 토론에 익숙하지 않고 정치적 수사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다

안 후보의 모호성 역시 패배의 요인이었다. 안 후보는 자신이 왜 정치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고 '가치'로 무장된 중도파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확보하는데도 실패했다.

안 후보의 캠프 역시 당내 경선에서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본선 홍보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않아 결과적으로 선거를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정치홍보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에게 홍보를 맡기고 전권을 부여하는 사태로 이어져 패배를 자초했다.

안 후보와 당과의 연계도 매끄럽지 못했고 중앙과 지역의 불협화음이 모든 시·도당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 캠프가 처음부터 당 중앙선대위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하지 않는 등 부족한 캠프의 역량으로 대선을 치르려고 했으며 독선적인 의사결정 과정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 후보 캠프가 일부 호남 지역 초선 의원과 비례 초선 의원으로 구성돼 대통령 선거 경험이 사실상 전무했으며 주요 공약을 변경하면서 당과 충분한 소통도 하지 못했다.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역시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물론, 준비기간 부족과 정책인력의 부족 등의 태생적 한계가 있었지만 전략과 정책공약 파트 간의 연계성이 부족했다.

후보의 홍보, 뉴미디어 관련 전략, 지역 조직 정비, 선거자금의 전략적 배분 등 필요한 사전 작업들은 대선 전에 전혀 이뤄지지 못했고 선대위의 홍보는 안 후보의 지지율에만 의존했다.

대선평가위원회는 "지역에서도 안 후보 방문만이 유일한 선거운동의 수단이었던 등 집단적인 무기력 상태에서 선거가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선대위에선 자기 사람 심기 및 자리 나눠주기 식의 구시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선대위 조직은 비대해지고 기능적으로 조율되지 않는 등 운영이 비효율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대표도 연계적 협의와 소통 절차를 주도하거나 운영하지 못하는 등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없고 소통 없는 중앙선대위 운영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안철수 후보도 전략적인 문제를 선대위 주요 본부장과 공동으로 협의하거나 상의하지 않는 등 소통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전반적인 선거운동 조직의 지휘를 수행할 수 없는 불능 상태에 놓였고 결국 안 후보의 대선 패배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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