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전직 삼성 임원진. 왼쪽부터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이 부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2017.8.25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순실씨(61)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 대한 항소심이 재판부 배당을 마치고 본격 심리에 들어간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뇌물공여 등 사건 항소장이 서울고법에 접수돼 전자배당을 거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에 배당됐다.

통상 재판부 배당이 항소장 접수 후 하루에서 이틀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사건은 이르면 이달 중 첫 기일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뒤 2개월 내에 선고할 것을 권고하는 특검법 규정에 따라 양 측의 주장을 듣고 증인신문 등을 거쳐 올해 말쯤 이 부회장에 대한 두 번째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형사13부는 서울고법이 '국정농단' 사건 항소를 대비해 형사부를 확대하면서 신설된 재판부이다. 지난 8월9일 서울고법은 수년간 재판부가 늘어나지 않았던 형사부가 중요 사건 등으로 향후 업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해 형사부를 12개에서 13개로 늘렸다.

형사13부의 재판장은 정형식 부장판사(56·사법연수원 17기)로, 지난 2013년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유죄를 인정,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2만원을 선고했다.

이외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로 기소된 김선동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의 항소심을 맡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민주노동당에 '후원당원'으로 가입해 당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공무원들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원들에게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선고 당일인 25일 "선고 결과를 법률가로서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던 이 부회장 측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선고기일 다음 날이 주말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만에 항소한 것이다.

특검 역시 29일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당시 특검은 "일부 무죄 판결에 문제가 있고 지나치게 가벼운 형이 선고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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