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완연한 가을날씨를 보인 30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긴팔옷을 입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17.8.30

8월말 1주일 동안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기상청에서 전국 45개소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44년 만에 가장 낮았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8월26일부터 31일까지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평균 17.7도로 1973년 이래 지난해(17.7도)와 함께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흐리고 3차례에 걸쳐 비가 오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낮게 형성됐지만 올해는 이 기간 한 차례만 비가 왔으며 대체적으로 맑았다.

기상청은 이처럼 이상기후를 보인 근본적 원인으로 제트기류의 남하를 꼽았다. 제트기류는 중위도 지방의 약 10km 상공에서 서에서 동으로 부는 편서풍이다. 제트기류는 시속 100~200km 정도로 빠르게 불지만 속도가 약해질수록 남북으로 뱀과 같은 모양의 경로를 그리기도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구불구불한 제트기류를 타고 북서쪽에서 불어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 부근에서 침강하면서 고기압이 형성돼 9월 하순에나 볼 수 있던 서늘한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낮 최고기온(26.3도) 또한 평년(28.1도)을 밑돌았다. 맑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8월말의 강한 햇빛이 차고 건조한 대기 때문에 크게 힘을 못 쓴 것이다.

초가을 날씨와 10도 내외의 큰 일교차는 9월 첫날에도 계속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7.1도, 낮 최고기온은 29.7도를 기록해 일교차가 무려 12.6도나 됐다.

기상청은 이례적으로 빠르게 찾아온 가을날씨가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초에는 차고 건조한 고기압이 우리나라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 저기압의 영향으로 한차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5일부터 6일 사이에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겠다"며 "비가 온 뒤에는 최저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르며 평년기온 정도로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국이 대체로 청명한 날씨를 보인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들꽃마루에 황하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다. 2017.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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