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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정규직 추가 전환 사실상 0명…文 공약 파기한 것""심의위 결정 방식 취했지만 실질적으로 文 정부 결정" "노동자끼리 나뉘어 서로에게 칼 휘둘러…정부는 방치
11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정규직화 제로 결정한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 결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학교 비정규직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2017.9.11

노동계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알고 보니 '정규직화 제로'였다"며 교육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심의위)의 결정에 강하게 비판하며 문재인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등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래 당연 전환대상이었던 유치원 돌봄강사와 방과후과정 강사 1000여명을 제외한다면 이번에 추가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것은 0명"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소장은 "유치원 돌봄강사와 방과후과정 강사는 이미 압도적 다수가 무기계약 전환된 직종이었다"며 "대전고법 판결과 국가인권위원장의 성명까지 뒷받침됐던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무기계약직 전환마저 무산돼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패는 사드배치 강행과 함께 문 대통령의 두번째 공약 파기라고 단정한다"며 "문 대통령은 공약파기를 인정·사과하고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책임지고 정규직화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정규직화 제로 결정한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 결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7.9.11

학비노조 등은 정부가 7월20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때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화 원칙'에 전환예외 규정을 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교육부 발표는) 형식적으로는 심의위 결정의 방식을 취했지만 실질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결정"이라며 "예외의 가장 큰 이유는 정규교원과 교원 임용 준비생들의 반대였고 한 번 무너진 원칙은 갈등을 더욱 키웠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교육 현장에 장기간 헌신했던 비정규 노동자들은 무자격자로 매도됐고 비정규직 강사의 정규직화가 교원선발인원을 축소했다는 괴담도 돌았다"며 "정부는 침묵했고 다수에 의해 가해지는 소수자 혐오현상을 최소한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안명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를 참 많은 이들이 믿었던 것 같다. 촛불로 인해 대통령이 당선됐기에 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덜 싸워도 되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며 "그래서 더 처참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 교육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 서로에게 칼을 휘두르는 모양새가 됐다"며 "정책이 잘못된 것을 노동자들끼리 칼싸움하도록 만드는 이런 작태를 용서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11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정규직화 제로 결정한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 결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2017.9.11

심의위 구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심의위 구성상 사용자 측 동의가 없으면 정규직 전환결정은 불가능했다"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추천 전문가 2명이 참여했지만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고 비정규직 당사자들로 조직된 노동조합들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스스로의 노동조건을 결정하지 못하고 사용자 측과 제3자로 구성된 위원회를 지켜보며 오로지 구경만 하는 참담함을 더 겪게 해선 안 된다"며 "공공부문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전환심의위원회 결정방식에 전면적인 수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는 공공부문부터 하고 나서 더 열악한 민간시장에도 그 영향을 주겠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제일 의도에 맞는 걸 보여주려나 기대했지만 결과는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에서 이런 시그널을 보냈는데 시·도교육청의 전환심의위는 제대로 돌아가겠느냐. 정규직 전환을 못 하는 이유를 찾아낼 것"이라며 "이런 공공 시그널이 또 민간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11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정규직화 제로 결정한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 결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가운데)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제외 결정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7.9.11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갈등이 있다면 갈등을 만든 제도를 해소하고 치유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자 책임인데 그것을 핑계로 '너네끼리 싸워라' 방치하면서 시작하지 않으니만도 못한 결과는 내놓은 것 아니냐"며 "민주노총은 노정관계 전면 재검토를 포함해 강력한 대응조치를 시급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산별대표자회의 등을 통해 내부논의를 거쳐 (추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7개 직종 학교 강사 일부와 학교 회계직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교육분야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기간제 교원은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됐다.  

국공립 학교 회계직원 약 1만2000명과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방과후과정 강사 1000여명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다. 하지만 영어회화 전문강사와 초등 스포츠강사, 교과교실제 강사 등 5개 직종 강사 7000여명(다문화언어 강사는 시·도교육청이 결정)은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가 결정한 공통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이달 말까지 기간제 교사, 학교강사 등에 대한 정규직 전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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