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세제 정책을 총괄하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보유세 인상론에 대해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최근 여당 내에서 보유세 인상 언급이 연이어 나오는 데 대한 정부 차원의 해명이자 반박인 셈인데, 앞서 소득세·법인세 인상 과정을 복기한다면 보유세 인상 여부를 예단할 순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총리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 인상에 대해 "정부의 입장에 변함은 없다"며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으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명확한 선을 그었다.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징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직전일(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에 대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지 하루 만이어서 김 부총리의 입장이 난처해진 바 있다. 

이어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정부도 보유세 인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6일)고 거들고,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초과 부동산 보유자들에 추가 조치 등 주머니 속에서 꺼낼 것들을 다 꺼내는 방안을 고민할 것"(7일)이라며 가세했다.

특히 앞서 소득세·법인세율 인상의 불씨를 놓으며 초고소득자 증세를 주도한 추 대표가 보유세 인상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또 다시 정치권이 앞장서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식으로 보유세 인상이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정부가 여당과 다시 한번 증세 문제에서 입장차를 나타내는 부담을 감내하면서까지 보유세 인상 불가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익이 아닌 부분에 과세하는 측면에 있어서 현재 보유세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보유세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세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이에 해당된다. 정부는 보유세를 건들 경우 거주 위주의 주택을 보유한 납세자의 부담이 늘어 조세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특히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조세제도를 활용하는 부분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가 이번 간담회에서 강조한 것도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으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 대표가 제안한 '부동산 초과다 보유자' 등 일부 자산가들에 대해 '핀셋 증세'로 제한할 경우 앞선 소득세나 법인세처럼 보유세 증세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소득세 인상처럼 그 대상이 적어 조세저항을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가 이날 "보유세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 검토할 문제"라고 단서를 단 것도 이런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뉴스1  webmaster@newstour.kr

<저작권자 © 뉴스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