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업권 간 갈등을 줄이면서도 비즈니스를 (각각)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60)이 13일 은행업-금투업 간 업무영역 갈등을 두고 한 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은행만 할 수 있는 '법인 지급결제'를, 은행은 금융투자업에만 허용된 '신탁·투자일임업'을 각각 허용해달라며 부딪히고 있다. 각 업권을 대표하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64)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65)은 올해 들어서만 '기울어진 운동장' '종합운동장' 등 비유로 여러 차례 설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최종구 위원장은 "업무 영역, 비즈니스 기회를 넓혀주는 게 필요한데 필연적으로 부딪히는 게 (은행-증권) 업권 간 영역 다툼 문제다"며 "그런 갈등을 줄여가면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미 진입규제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업권별 경쟁도를 살피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관련 TF에서 (업권 간) 경쟁도를 측정하고 있다"며 "금융회사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1차 TF회의에서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를 위해 진입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고 금융산업 경쟁력과 활력을 높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TF는 연말까지 금융권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현재 업권별로 차이가 큰 인가 업무 단위를 일정 수준으로 맞추고 인가 요건도 정비할 계획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최근 "혁신적이고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한시적으로 금융업 인가를 주는 방향의 '혁신지원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박람회에 참석한 황영기 회장은 "은행이 신탁이라는 툴을 이용해 자산운용업을 하면 우리나라 운용업계는 굉장히 후퇴할 것"이라며 "(일임업 허용이) 절대 안 된다고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대형 IB(투자은행)의 기업금융 한도를 현재 100%(대출한도)에서 일반 100%·기업 100% 총 200%로 늘려주면 증권사들이 모험자본 공급을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한도 확대는 은행업권에서 지속해 반대하는 이슈다. 증권사가 자본시장 업무와 무관한 일반대출 업무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왼쪽)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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