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자진 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서 청와대 인사라인을 향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이번에는 공공연하게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박 후보자는 이날 짧은 입장문을 내고 자진 사퇴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청문회에서 이념과 신앙 검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지만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부적절 채택을 한 국회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제가 국회 결정을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지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딜레마'에 빠졌던 청와대와 여당은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일단 한숨 돌리게 됐지만 청와대 인사라인을 향한 야당의 정조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야당은 현 정부 들어 7번째 고위직 인사 낙마 사태로 인해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경질을 거세게 요구하는 상황이다.

실제 정치권은 이날 박 후보자 사퇴 직후 인사참사 사태라고 평가 절하하며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가 연속되고 있다"며 "이번에도 인사라인의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더이상 인사 난맥에 따른 국정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꼼꼼한 사전 검증과 함께 인사 시스템을 개선하라"며 "이번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 지도부인 정우택 한국당·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등도 현 정부를 향해 "인사 난국" "인사 망사"라고 폄훼하면서 두 수석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일단 말을 아끼고 있으나 박성진 낙마 사태를 거치면서 결이 약간 달라지는 기류가 감지된다. 박 후보자는 자질 논란은 물론이고 뉴라이트 역사관, 창조과학 논란 등으로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이념 편향 문제가 제기됐다.

이로 인해 여당은 박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과정에 야당을 저지하는 액션을 취하기 보다는 여당 일부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등 '묵인'으로 협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우군임을 자처한 여당이 반대 입장을 내비치면서 당청 갈등이 재연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도 나왔다.

더욱이 최근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부결사태를 지나며 여소야대의 현실을 절감한 여당은 이번에야 말로 인사 책임론을 회피하기 어려운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는 자조가 나온다.

이 같은 정치권의 냉담한 기류를 의식해서인지 청와대도 즉각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 후보자 사퇴 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사 논란이 길어져 송구하고 죄송하다. 국회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겠다"며 "인사추천자문위를 구성해 인사시스템을 보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이 요구한 인사라인 책임론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해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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