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아쇼핑 앞에서 열린 2차 대국민 보고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7.9.15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인사난맥'과 북한의 6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제1야당, '안보정당'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할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내홍도 봉합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당론으로 반대하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홍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였던 국회 보이콧을 '명분이 없다'는 비판 속에 철회한 뒤 처음으로 참석한 9월 정기국회에서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도 한국당이 대여(對與) 투쟁의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한국당은 박 후보자가 사퇴하자 "문재인정부의 인사참사가 연속되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라인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정부·여당은 박 후보자 자진사퇴 카드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살리기'에 나섰지만 한국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부터 반대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홍 대표는 국회 보이콧의 악재가 됐던 북한의 6차 핵실험도 당 지지율 회복의 기회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

한국당은 전술핵재배치, 자체 핵개발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아지는 데 따라 '전술핵 재배치 국민보고대회'를 서울과 대구에서 연이어 개최하며 정국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 '전술핵 재배치 국민 1000만명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당 차원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미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설득하게 하는 등 의욕적인 외교 행보도 보이고 있다. 홍 대표도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미국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중국과 일본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친박(親박근혜)계 핵심인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거취 문제를 놓고서 당 내부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안에 당 혁신 작업을 마친 뒤 내년 초부터 지방선거 체제에 돌입한다는 홍 대표 구상의 첫 걸음부터 쉽지 않은 것이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혁신위의 '박 전 대통령 등 친박계 탈당권고' 발표가 있던 지난 13일 "대여투쟁을 하고 우리가 하나로 가는 시점에 혁신위에서 박 전 대통령 자진 탈당 권유가 나오면 (이런 흐름을) 중지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박 전 대통령 탈당 문제는 10월 중순 이후 논의할 것"이라며 내부갈등 확산을 차단하려 했다. 하지만 다음날 연세대 특강에선 "의원 한번 하려고 박근혜 전 대통령 치맛자락을 붙잡았다"며 다시 친박계를 자극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독고다이(단독플레이)는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 홍준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팔아가며 선거운동을 했다"며 "당대표가 된 지금 와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출당시키겠다고 나섰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친박계의 반발 목소리가 실제 조직적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홍 대표는 내부 분열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갈등의 봉합 없이 지방선거 체제로 들어갈 경우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생겨날 수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당의 정체성을 새롭게 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정부여당과 각을 세울 때라며 박 전 대통령 문제를 뒤로 미룰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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