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강원도 강릉의 한 정자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진 두 소방대원은 효심 깊은 아들, 활발한 청년이었다.

이날 오전 4시29분쯤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 화재의 잔불을 정리 중이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 소방위(59)와 이호현(27) 소방사가 무너진 건물에 매몰됐다.

이들은 사고 직후 10여 분만에 구조됐으나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소방위는 강릉아산병원에, 이 소방사는 동인병원으로 각각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 소방위는 다발성외상으로 오전 5시33분쯤 숨졌고 이 소방사는 폐압박 질식으로 오전 6시53분쯤 눈을 감았다.

17일 오전 4시29분쯤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 중이던 소방관 2명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돼 순직했다. 사진은 불에 타 붕괴한 석란정. 2017.9.17

석란정 화재는 지난 16일 오후 9시45분 최초 발생해 12분만에 진압됐으나 다음날인 17일 새벽 3시51분쯤 재발화해 8분만인 3시59분쯤 진화됐다.

숨진 두 대원은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내부에서 잔불 정리를 하던 중 붕괴한 건물 잔해에 깔리며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방위는 1988년 2월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소방업무를 시작해 1994년부터 강원도로 자리를 옮겨 속초와 영월, 동해, 정선 등에서 근무했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30여 년간 각종 재난현장을 누빈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그는 아내(56)와 아들(36)에게 충실한 가장일 뿐만 아니라 91세 노모를 모시는 효심 깊은 아들이었다.

고(故) 이영욱 소방위(59·왼쪽)와 고(故) 이호현 소방사(27). (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경포119안전센터에서 최고참인 이 소방위는 평소 리더십이 뛰어나 선후배 직원들에게 신망이 두터웠으며 정년을 1년 여 앞두고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소방 측은 전했다.

고교 졸업 후 해병대 복무를 마친 이 소방사는 지난해 강원도립대 장학생 분야 경력채용을 통해 지난 1월9일 경포119안전센터에 임용되며 소방관이라는 꿈을 이뤘다.

특히 임용 다음날인 10일에는 관할구역에 있는 민속 문화재인 선교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도 출동해 동료들과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동참하기도 했다.

임용된 지 불과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사에 적극적인 활발한 성격으로 힘든 현장 활동을 위해 평소 꾸준히 운동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한 소방관이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17일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이영욱 소방위(59)와 고(故) 이호현 소방사(27)가 사용하던 공기호흡기. 2017.9.17

두 소방관의 분향소는 강릉의료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강원도청 장(葬)으로 거행된다.

영결식 후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소방청은 두 대원에게 각각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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