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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정직하고 성실했는데”…두 소방관 유족들 장례식장서 오열
17일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이영욱 소방위(59)와 고(故) 이호현 소방사(27)의 합동분향소에서 동료 소방관이 묵념하고 있다. 2017.9.17

“지금 가면 난 어떻게 살라고...”

17일 오후 강릉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이날 오전 강릉 석란정 화재 잔불을 정리하다 건물이 붕괴되면서 희생된 강릉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고(故) 이영욱(59) 소방위와 고 이호현(27) 소방사 유족들의 애곡 소리가 울려 퍼졌다.

17일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이영욱 소방위(59)와 고(故) 이호현 소방사(27)의 영정이 합동분향소에 놓여 있다. 2017.9.17

의료원 장례식장 1관 1호실은 이호현 소방사의 빈소였으며 2호실은 이영욱 소방위의 빈소였다. 3호실은 두 소방관의 합동분향소였다.

장례식장은 숙연한 분위기였으며 조문객들은 안타까워하며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장례식장 분향실에 있던 두 소방대원의 가족들은 더 이상 울 힘도 없었는지 앉아 망연자실하며 차가운 벽에 기대고 있었다.

이 소방위의 처 이모씨(56)는 눈물이 다 마른 듯했으나 조문객이 오자 이 소방위의 사진을 보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하늘도 두 소방대원의 죽음을 위로하듯 식장 밖에선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조문객이 이 소방위의 처를 위로했으나 울음소리는 더 커져갔다. 이 소방위의 아들(36)은 옆에서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이 소방위의 큰형인 이영환(71)씨는 “8남매 중 7째였는데 참 순하고 효자 중에 효자였다”며 “어릴 적부터 소방관을 꿈꾸며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새벽 5시에 전화로 들었다. 자다 일어났는데 청천병력같은 소리였다”며 “죽은 동생을 보며 눈 떠보라고 외쳤지만 조용했다. 동생이 죽은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이씨는 조용히 분향실로 들어가 다시 이 소방위의 처를 위로했다.

바로 옆 이 소방사의 분향실도 종일 침통한 분위기였으며 조문객이 눈물을 흘리며 조문을 하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라는 말과 한숨 소리가 하염없이 흘러 나왔다.

이들과 강릉 경포119안전센터에서 일하는 한 동료직원은 “팀장님(이 소방위)은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직장 내에서 항상 모범을 보여주셨으며 들어온지 8개월 된 호현이는 항상 웃고 긍정적이었다”며 “3일 전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동료가 죽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17일 오전 4시29분쯤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 중이던 소방관 2명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돼 순직했다. 사진은 붕괴한 석란정 화재 현장. 2017.9.17

석란정 화재는 지난 16일 오후 9시45분 최초 발생해 12분 만에 진압됐으나 다음날인 17일 오전 3시51분쯤 재발화해 8분 만인 3시59분쯤 진화됐다.

숨진 두 대원은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내부에서 잔불 정리를 하던 중 붕괴한 건물 잔해에 깔리며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포119안전센터 최고참인 이 소방위는 1988년 2월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소방업무를 시작해 1994년부터 강원도로 자리를 옮겨 속초와 영월, 동해, 정선 등에서 근무했다. 투철한 사명감으로 30여 년간 각종 재난현장을 누빈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그는 아내(56)와 아들에게 충실한 가장일 뿐만 아니라 91세 노모를 모시는 효심 깊은 아들이었다.

또 고교 졸업 후 해병대 복무를 마친 이 소방사는 지난해 강원도립대 장학생 분야 경력채용을 통해 지난 1월9일 경포119안전센터에 임용되며 소방관이라는 꿈을 이뤘다.

특히 임용 다음날인 10일에는 관할구역에 있는 민속 문화재인 선교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도 출동해 동료들과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동참하기도 했다.

송석두 강원도 경제부지사(오른쪽 두번째)가 17일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 석란정 화재 현장을 찾아 이진호 강릉소방서장(오른쪽 네번째)으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2017.9.17

두 소방관의 분향소는 강릉의료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강원도청 장(葬)으로 거행된다.

영결식 후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소방청은 두 대원에게 각각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하기로 했다.

17일 오전 4시29분쯤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를 진압 중이던 소방관 2명이 무너진 건물에 매몰돼 순직했다. 사진은 화재 발생으로 불길에 휩싸인 석란정의 모습. (독자 제공) 2017.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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