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SK와 애경 가습기 살균제 심사보고서의 내용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9.15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습기메이트' 제조사인 SK케미칼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할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에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감사원에 대해서는 관련 정부부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8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는 무엇 때문에 (SK케미칼이 주요 성분인 독성물질을 은폐·누락했다는) 심사보고서 의견을 무시하고 판정을 뒤집었는지 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16년 7월 작성된 '애경산업 및 SK케미칼의 부당한 표시광고행위 심사보고서'는 주요 성분인 독성물질을 은폐·누락했고 나아가 인체에 유익한 것처럼 표시광고 행위를 해 형사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애경산업에 81억원, SK케미칼에 250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같은 표시광고 위반 행위에 대해 '판단 불가'라며 그해 8월 심의절차를 종료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원인 물질인 CMIT/MIT 원액의 유독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이를 희석해 만들어진 제품의 인체 위해성이 인정되지 않는 한 제품의 주 성분명과 독성 여부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위법 행위로 판단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SK케미칼이 2011년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는 제품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를 부실하게 작성했고 이를 통해 제품이 인체에 위해하다는 결과를 은폐하려 했음이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에서 밝혀졌다"며 "공정위가 SK케미칼의 제품 안전성 주장의 근거가 잘못됐음을 알았는데도 '인체 위해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SK케미칼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부가 피해조사 판정에서 가습기메이트를 단독으로 사용한 피해자를 공식 인정하고 있는데도 공정위와 검찰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기만행위"라며 "검찰과 공정위는 SK케미칼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재개해 구속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감사원에 대해서는 "가해 기업을 감싸고 면죄부를 준 정부 부처에 대해 즉각 감사하라"며 "검찰과 공정위, 감사원이 또다시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다면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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