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로힝야의 인권과 평화를 촉구하는 한국 종교인 일동'이 로힝야족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2017.9.19

4개 종단의 종교인들이 "종교가 무엇이든 생명은 존중돼야 한다"며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로힝야의 인권과 평화를 촉구하는 한국 종교인 일동'(종교인 일동)은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의 폭력사태가 '종교간 갈등'으로 거짓 포장돼 미얀마 내 이슬람 혐오 문화가 확산되는 점을 우려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종교인 일동은 "로힝야 사람들에 대한 학살과 폭력행위를 '무슬림 테러리스트'에 대한 정당한 군사 작전으로 호도하는 미얀마 정부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어떠한 종교도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성명을 통해 "극우민족주의를 신봉하는 소수의 불교도들이 미얀마 전체 불교를 대표할 수 없듯이 소수의 무슬림 무장세력이 전체 로힝야 무슬림을 대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종교인 일동은 공동성명에 불교·개신교·가톨릭·원불교 신도 183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법일스님은 "인권이 유린되는데도 불교신자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불자의 길을 포기한 것"이라며 "미약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 대응을 하는 게 종교인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톨릭프란치스코작은형제회 김종화 신부는 "현재 로힝야족 집단학살은 종교간 분쟁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뒷면에는 정치사회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며 "이를 뛰어넘어 사랑과 평화의 길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대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다. 정치·역사·종교·문화적 이유로 박해 받았으며 불법이민자로 간주돼왔다.

지난달 초 로힝야족 반군단체 로힝야구원군(ARSA)은 경찰 초소를 습격했다. 이에 토벌작전에 나선 미얀마 정부군은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하거나 로힝야 마을을 불태워 국제사회에서 '인종청소'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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