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오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UN/Eskinder Debeb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장을 대북 선전포고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엔 총회장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 우리 동맹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맨(김정은 지칭)이 지금 자살행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뜻은 핵이건 재래식 무기이건 이를 이용해 북한 전체를 날려버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WSJ은 분석했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이라는 무대를 북한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는 장소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EU의 외교 수장인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대표는 “유엔은 다른 나라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가져오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 캘리포니아)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을 전쟁 위협 무대로 사용했다”며 “그가 북한을 파괴하겠다고 과도한 위협만 하고 많은 글로벌 현안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유엔총회에 참석한 프랑스의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UN?KIm Haughton

이에 비해 프랑스의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북핵 위기와 관련한 군사적 해법에 반대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를 경계했다고 WSJ은 소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압력을 키우지 말자"며 "우리는 긴장을 낮추고 역내 사람들을 보호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대한 군사 대응은 비극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사적 해법은 수많은 희생자를 야기한다"며 "평화 체제를 세우는 것이야말로 이 지역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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