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등 최고위직 전관들은 퇴직 후 변호사 등록과 개업 신청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15일 대한변협은 "전관예우의 뿌리깊은 병폐로 인해 법조계가 국민으로부터 큰 불신을 얻은 지 오래"라며 이 같이 밝혔다.

변협은 "그동안 법원과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분들이 변호사로 개업해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후배 판사와 검사들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직 전관이었던 분들이 퇴직 후 변호사 개업을 한다면 사익을 취하려 한다는 그 자체로 국민적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협은 "또 오랫동안 몸담았던 법원과 검찰조직, 후배 판사들은 이들이 사건을 수임할 경우 사건 처리에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고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도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공익에 봉사하는 전통이 생기고 있다"며 "최고위직 전관이 변호사 영리업보다 공익활동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협의 결정은 최근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58·사법연수원 16기) 등 최고위직 전관들의 잇따른 변호사 등록신청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말 변호사로 활동하겠다며 대한변협에 변호사 등록 신청서를 냈다.

이 밖에도 이상훈 대법관(61·10기)은 2월27일 퇴임했고, 6월1일에는 박병대 대법관(60·12기)의 퇴임이 예정됐다. 김수남 검찰총장(58·16기)도 15일 퇴임하는 등 최고위직을 지낸 다수 법조계 인사들의 변호사 등록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대한변협은 8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김 전 장관의 등록을 받아들일지 논의했지만 격론 끝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상임이사회에서도 재논의한 변협은 김 전 장관의 신청을 기각하는 대신 '자제권고' 성명을 냈다.

현행법상 김 전 장관이 등록거부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아 등록을 거부할 수가 없기에,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해 우회적으로 김 전 장관의 등록을 만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협 관계자는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등록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것"이라며 "최고위직을 지낸 법조인들이 이를 고려해 판단을 해달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출처: 뉴스1  hshan997@newsto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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