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범행 동기와 관련한 진술을 달리하고 있어 검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영학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지난 13일 검찰에 송치했다.

18일 서울북부지검에 따르면 이씨는 딸의 친구인 여중생 A양(14)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인정하고 있지만,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진술을 바꾸거나 회피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수면제를 마시고 잠든 A양을 성추행하던 중 A양이 깨어나 저항하자 살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씨가 경찰 조사에서 'A양을 성추행하다가 살해했다'는 진술을 번복하면서 검찰단계에서 이씨의 범행동기가 경찰 수사결과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은 이씨의 진술번복과 회피로 경찰이 제출한 증거자료가 공소사실 인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밝혀내기 위해 전담팀을 꾸려 원점에서 다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의 범행 동기에 따라 추후 재판에서 양형이 달라질 수 있다"며 "5일간 진행된 조사에서 계속 범행동기와 관련한 진술을 바꾸고 있어 동기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조사과정에서 보이는 이씨의 모습을 봐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경찰 조사 당시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횡설수설하며 진술했던 것과 달리 검찰 조사에서는 건강상태가 정상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씨가 양형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술을 번복하거나 회피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이씨의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와 별개로 중랑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이씨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에도 주목하고 있다. 명확히 규명되지 않는 이씨의 범행동기의 실마리가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중랑경찰서는 이씨가 부인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부인의 자살을 방조했는지, 기부금을 유용해 호화생활을 했는지 등 각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22일 이씨의 구속만기에 맞춰 한차례 구속 연장을 청구할계획이다. 또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씨의 딸 이모양(14)에 대해서도 경찰의 보완수사 결과를 보고 영장 재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9월5일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영학의 부인 최모씨(32)의 죽음에도 석연찮은 점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지휘를 내려 수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의 죽음이 단순 변사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의문점이 있어 강력사건 전담 검사가 직접 수사지휘를 내렸다"며 "최씨의 죽음은 현재 자살이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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