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최시원씨(30)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에 물려 숨진 한식당 한일관의 대표 김모(53·여)씨의 사인은 온몸에 심각한 염증반응이 생기는 패혈증이다. 국내에서도 연간 5만명가량이 패혈증으로 사망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최시원씨(30)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에 물려 한식당 한일관의 대표 김모(53·여)씨가 숨지면서 그 사인인 패혈증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김모씨는 9월 30일 최씨 가족이 기르던 프렌치불독에 정강이를 물린 뒤 엿새만인 지난 6일 패혈증으로 숨졌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온몸에 심각한 염증반응이 생기는 급성질환이다. 패혈증 환자는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1분에 심박수가 90회 이상 뛴다. 미생물에 의한 감염질환이기 때문에 몸속 모든 장기에 퍼질 수 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패혈증의 원인은 폐렴이나 뇌막염, 봉와직염, 욕창 등 다양하다. 미생물이 혈액 속으로 침투하지 않아도 염증 반응으로 인해 온몸에 패혈증이 빠르게 번진다.

이 병에 걸리면 초기엔 호흡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떨어지며, 신체 끝 부위에 혈액량이 부족해 피부가 시퍼렇게 보인다. 패혈증 환자는 구토와 설사같은 증상을 경험한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기에 출혈이 생겨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패혈증은 진단이 어려워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증세를 숙지하고 몸 상태가 나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마다 예후도 다르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이 가장 위험하다. 의료기관에선 환자의 혈압을 적당히 유지하면서 온몸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치료를 한다.

패혈증이 무서운 이유는 40~60%에 이르는 높은 치사율 때문이다. 매년 전세계에서 2000만명가량이 패혈증으로 숨진다.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사망률이 높다. 패혈증의 발병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표적치료제도 없다. 신속히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국내에서도 연간 5만명가량이 패혈증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는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5000여명의 약 10배 수준이다. 임채만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올 4월 열린 학술대회 간담회에서 "패혈증은 1시간 안에 치료하면 생존율이 80%가 넘지만 6시간이 지나면 30%로 떨어진다"며 "이제 결핵처럼 국가에서 관리할 때"라고 주장했다. 국내 패혈증 환자들의 사망률은 40% 수준으로 미국이나 일본, 호주 환자들의 사망률 20%에 비해 2배나 높다.

다만 패혈증에 대한 연구성과가 속속 보고되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배외식 성균관대 교수팀은 2015년 8월 패혈증이 생겼을 때 세포 신호전달분자 효소인 'PLD2'가 높은 사망률을 유도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 신약 후보물질인 'CAY10594'가 이런 'PLD2'를 공격해 패혈증에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인 것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이 연구성과는 향후 패혈증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W메디칼 자회사인 JW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패혈증을 30분 안에 진단하는 기술을 전세계 최초로 확보해 상용화에 나섰다. 이 기술은 48시간가량 걸리는 기존 혈액배양 검사, 2~6시간이 걸리는 생화학적지표 검사에 비해 많게는 100배 가까이 진단시간을 줄였다.

임채만 중환자의학회장은 "패혈증은 관리만 잘해도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며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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