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보수대통합론'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양당 내부에서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 탈당권유를 하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당사자이자 친박계 맏형인 서 의원이 지난 22일 자신에게 내려진 탈당권유 징계와 관련 "홍 대표가 실망스럽게도 역주행만 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맞불을 놓으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서 의원이 본격 반발하면서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대대적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23일 뉴스1과 통화에서 "홍 대표가 대선 때 온갖 소리를 다 해놓고 이제와서 왜 이러는지 저의를 모르겠다"며 "최고위 의결도 쉽지 않겠지만 설사 (출당) 의결이 된다고 하더라도 당내 분란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대표도 친박계 공세를 예상했다는 듯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날 방미 차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서 의원 등을 겨냥해 "6년 동안 이 당을 농단했던 사람들인데 쉽게 물러나겠나"고 직격을 가했다. 

한국당 내부에서 이처럼 잡음이 이어지면서 보수대통합 논의도 자연히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되는 등 한국당-바른정당의 통합은 '반쪽 통합'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바른정당 통합파들은 한국당 내 친박계와 홍 대표간 갈등과 당내 국민의당과 통합론 제기 등 잇단 돌발 변수에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 출당을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던 당내 통합파 의원들 대다수는 만약 한국당에서 이번에 친박계에 대한 출당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잔류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또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제 3지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당내에서 힘을 얻는다면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는 한층 요원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당내 일각에선 한국당과의 통합을 위해 최종적으로 탈당을 선택하는 의원들이 당초 예상보다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 출당만해도 합당 가능하다는 분이 5명 이하인데 합당은 안되는 것"이라며 "이는 개별 탈당인데 5명 이하라면 집중 포화를 맞을 수 있고 모양도 너무 빠져 (탈당) 결행을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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