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실상의 1인 체제를 구축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최근 총선에서 압승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된다.

자국 내 권력기반이 공고해진 아베 총리와 시 주석이 강한 국수주의 성향을 바탕에 두고 '강력한 외교'를 외치고 있어서다.

한국이 자칫 '힘의 경쟁'을 벌이려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는 셈으로, 문 대통령이 이같은 국제정세 속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평화 구축을 위해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동북아 외교와 관련해 "안보상황이 어려운 건 외부에서 안보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은 제19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일인 24일 시 주석 통치이념인 '시진핑 사상'을 지도사상에 편입하며 시 주석이 '집권 2기'에 보다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했다. 또 시 주석의 후계자는 정해지지 않아 3연임까지 내다보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중의원 총선에서 대승하며 2021년까지 장기집권하는 길을 열었다. 특히 일본 자민·공명당의 연립여당은 313석을 차지해 개헌발의선인 '중의원 3분의2'(310석)를 넘겼다. 북핵위협을 기회삼아 당장 일본 극우의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에 나서며 우경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같은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핵 위기를 빌미로 한반도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굳건한 한미 동맹 기반 △남북 주도의 북해 등 한반도 문제 해결 등을 기조로 하는 문 대통령의 대북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시점이다.

우선 문 대통령에겐 미일 양국 간 중국 견제와 북한 압박이라는 공통된 이해가 공고해지며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 입장이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는 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의 독주체제와 관련해선 중국이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도 사드(THAAD) 보복 등으로 갈등이 있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도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 체제 구축으로 인해 대외환경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일관된 기조를 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시 주석도 아베 총리도 (이전과) 사람이 바뀐 게 아니라서 크게 기조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일관성 있게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대북 기조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도발에 따른 강력한 제재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제재의 끝엔 대화가 있다는 기본 원칙은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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