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유업이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이나 생산 중단을 앞둔 제품 등을 대리점에 떠넘겨 이른바 '밀어내기'를 해온 사실이 적발돼 5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검찰 고발 처분을 받았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건국유업·건국햄'(이하 건국유업)으로 유제품 사업을 하는 건국대학교는 2008년 7월부터 2016년 4월까지 272개 가정배달 대리점을 상대로 주문이 없는 상태에서 신제품과 리뉴얼제품, 판매부진 제품, 생산중단 예정제품 등을 구입하도록 강요했다.

건국유업은 지난해 말 기준 유제품 가정배달 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건국유업 담당자는 대리점의 주문이 마감된 후 주문량을 일방적으로 수정해 주문시스템에 입력했는데, 대리점은 수정내역을 제외한 최종적인 수량만 확인할 수 있어 이 과정을 알지 못했다. 

건국유업은 이렇게 일방적으로 출고한 수량까지 포함한 대금을 대리점에 청구했고, 대리점은 공급받은 제품을 반품하지 못한다는 계약 내용으로 인해 판매하지 못한 제품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밀어내기에 포함된 것은 하이요, 유기농우유 등 판매량 예측이 어려운 신제품, 천년동안, 헬스저지방우유 등 판매부진 제품, 연우유, 연요구르트 등 생산 중단을 앞둔 제품 등 13개 품목이다.

건국유업은 밀어내기에 그치지 않고 이들 품목의 판매를 독려하는 강압적인 메시지를 대리점에 보내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23조가 규정한 거래상지위남용행위인 구입강제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했다. 5억원은 정액과징금 최고액이다. 

아울러 향후 법위반 예방을 위해 구입강제행위(밀어내기) 금지명령, 최초 주문기록과 변경 기록 및 사유, 최종 주문량 등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최종주문시스템 수정명령, 대리점에 대한 시정명령 사실 서면 통지명령 등 시정명령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국유업은 2013년 경쟁업체인 남양유업의 밀어내기가 큰 사회문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7년 10개월이나 밀어내기를 해 왔다"며 "구입강제가 장기간 이뤄진 점, 유제품 특성상 유통기한이 짧고 반품이 불가능해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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