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11월7일) 날짜가 다가오면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했던 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달 15일 이후 40여일 넘게 도발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일정에 맞춰 도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지난 27일 제49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차 1박2일 간 방한한 매티스 장관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는 일정을 소화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28일 SCM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선 "미국은 핵으로 무장한 북을 수용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한미동맹에 절대 적수가 되지 못한다. 북한에 의한 핵 사용은 대량적, 효과적,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법 하지만 매티스 장관이 SCM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때까지 북한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신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에 있어선 즉각 반응을 하는 과거 북한의 행동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로 비친다.

그러자 일각에선 북한이 다가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무력 도발을 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시점으로 예측돼왔던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과 중국 당대회 개막일(10월18일)을 그냥 넘긴 상황에서 이달 초 진행된 한미연합 해상훈련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을 전후해 도발을 감행, 전세계를 상대로 '선전 효과'를 거두려 할 것 이라는 관측이다.

또 북한의 가장 큰 협상 상대가 항상 미국이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기를 도발의 적기로 판단할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을 마치고 곧바로 중국으로 이동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어서 북한으로선 도발을 통해 발언권을 높이려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북한이 40여일 넘게 도발을 자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만큼 국면 전환을 모색해 외교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더군다나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부담을 느끼는 북한으로선 추가 도발을 한다면 더욱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는 만큼 당장 11월 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도발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특히 매티스 장관이 방한 기간 중 북핵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긴 했지만 "군사옵션은 기본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비교적 완곡한 표현으로 북한을 상대한 만큼 북한으로서도 정세를 좀 더 길게 관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2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매티스가 국방장관임에도 군사적 사용 자체가 그 목적이 아니라고 얘기한 것은 미국의 정책 기조가 지금은 외교적 해결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며 "북한도 당장의 도발보다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모색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북핵 문제에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을 불러오기 보다 외교적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관련 국가들 간 합의를 끌어낼 기회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은 그간 늘 주변국의 예상을 뒤엎는 행동을 보여온데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핵개발의 완성을 선언한 만큼 연내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도발을 할 가능성은 적지만 이후 11월 중순이나 말께 추가 도발 가능성 시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28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기에 맞춰 도발을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북한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26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 준비 상황과 함께 북한 도발 징후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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