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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삼성이 고발하면 다른 대기업도 수사될 수 있을텐데"
최태원(왼쪽부터)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16.12.6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204억원)을 낸 삼성 이외의 대기업에 대해서도 추가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삼성이 출연금을 함께 낸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특검팀 강백신 검사는 30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삼성이 (재단에 출연금을 낸)다른 대기업을 고발하면 수사가 될 수 있을텐데 그런 적이 없다"며 "다른 기업들이 기소되지 않은 사실이 양형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어도 이재용 등의 혐의 유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검 측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과 같은 승마지원 등 별도 지원경위가 있었다면 기소됐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특검의 인력이 적고 수사기간이 짧았다"고 부연했다. 대기업들이 낸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은 각각 486억원, 288억원에 달한다. 이들 재단에 돈을 낸 그룹은 16개로,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GS, 롯데, 한화 등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들이다.

이날 특검 측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제3자뇌물공여혐의에 대해 유죄를 주장했다.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삼성은 대통령과의 유착이 있었고 재단 출연도 부정한 청탁을 위해 결정했다는 것이다.

1심은 특검 주장과 달리 미르·K 스포츠 재단에 대한 자금출연 부분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1심이 청와대의 주도로 전경련이 동원돼 다수 대기업들이 자금을 출연한 미르·K 스포츠재단에 대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함에 따라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다른 대기업들도 뇌물죄 처벌 가능성을 면하게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삼성과 다른 대기업들은 모두 전경련이 정한 분담비율을 그대로 따라 지원하는 등 경위가 동일한데 삼성에 대해서만 뇌물죄로 기소하는 법적판단을 달리한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특검 측 주장을 반박했다.

공방이 가열되자 특검은 반론형식을 통해 다른 대기업들도 시간과 수사인력이 충분했다면 기소했을 것이고, 지금이라도 삼성이 고발한다면 수사가 개시될 수 있다는 '도발'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단 출연기업 가운데 대통령과 독대를 가진 SK 등 특정 대기업은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자주 등장한다. 앞서 지난 6월22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6년 2월16일 대통령과의 독대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SK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해 감사 드린다. 앞으로도 두 재단이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라는 취지로 말했냐"는 질문에 "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는 않지만 맞다"고 인정했다.

LG그룹도 단골손님이다. 특검은 2014년 9월16일 구본무 LG그룹 회장 비서인 양모 전무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보낸 문자메시지 1건과 2015년 7월25일 하현회 LG 사장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1건 등 총 2건을 근거로 들며 삼성도 LG와 마찬가지로 사업 애로사항을 대통령에 전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G그룹 구 회장 비서가 안 전 수석에 보낸 메시지에는 독대에 앞서 LG의 '사업 애로사항'을 준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양모 전무가 안 전 수석에 '내일(2014년 9월17일) 오후 2시30분까지 회장님이 BH에 도착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창조경제 활성화, 사업 애로사항, 해외순방, 동반성장, 중앙/지방자치규제 준비하겠습니다. 변동사항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낸 내역이 반복적으로 제시됐다.

특검은 또한 모금을 주도한 전경련에 대해 "전경련은 피해자"라며 "전경련은 승마지원에서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삼성 측은 "삼성은 전경련이 할당해준 비율대로 출연금을 냈을 뿐"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가 문화융성이었고 이에따른 재단 출연 요구로 이해했을 뿐이지 기업들이 대통령의 사적이익을 위한 재단이라고 어떻게 생각했겠나"라고 맞섰다. 이어 "특검은 삼성이 청탁을 했다는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한 채 다른 기업들도 (대통령 독대 전에) 애로사항을 준비해갔으니 삼성도 해갔을 것이란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재단에 출연금을 내고 기업 애로사항을 직접 준비해갔다는 다른 대기업들은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재단이 최순실의 사익 추구수단인줄 알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전경련의 '사회협력비 분담비율'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따라 수동적으로 출연했다△재단 자금출연에 적극적·능동적 의사결정을 했다고 볼 수 없다△자금출연은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주도로 강압적으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의 재단 지원요구가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지 않았다는 점 등을 뇌물로 판단하지 않은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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