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준하가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16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처는 없다"던 정준하, 2주의 시간이 흐른 후 그는 고소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2주동안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방송인 정준하가 악플 및 악성 게시물을 게재한 네티즌들을 고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에 자신이 지난 12일 악플러들을 고소하겠다는 글을 올린 후 즉흥적인 심경글과 감정적 대응으로 많은 분들께 질책을 받았다며 이에 대해 사과하고 고소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준하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됐던 방송 캡처도 차분히 다시 보며 많은 후회와 반성을 했다"면서 "정말 저라는 사람이 얼마나 부족하고 어른스럽지 못 한지 또 한 번 깨닫게 됐다"고 반성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랑은 당연하게 여기고 나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며 "악플러 고소가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일로 저에게 크게 실망했겠지만, 다시 한 번 용서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사과다. 악플러를 고소하겠다는 공식입장 이후 악플러도 아닌 고소를 결심한 사람의 '사과'. 정준하는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걸까.

지난 12일 정준하는 SNS를 통해 그동안 악플로 인해 힘겨웠다는 심경 고백과 함께 지속적인 악성 게시물과 악플에 대해 고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성숙하지 못한 모습에 대해서도 사죄하고 변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방송상 장면과 사실이 아닌 부분들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글을 게재하고 나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 대한 입에 담지도 못할 말들은 심했다. 이번에는 절대 선처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준하의 발표 이후 오히려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다. 먼저 정준하와 관련된 게시물이 대개 방송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방송 내용을 올려도 '악성 게시물'이 되냐는 반문이었다. 또 정준하의 가족보다 정준하의 행동을 지적한 게시물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에도, 고소 이유로 '가족'을 언급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준하가 자신의 SNS에 일일이 '기대하라'고 댓글을 달며 응수한 것 역시 감정적이라는 비판이 다수였다.

고민 끝에 결정한 고소였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은 정준하를 다시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감정적 대응을 '사과'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악플에 대한 면죄부는 아니다. 정준하가 고소를 철회한다고 해서 실제로 존재했던, 그와 가족들을 향한 악플들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정준하는 고민 끝에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고 재차 사과했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러나 변화는, 정준하만 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악플도 반드시 사라져야 할 대상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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