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주말인 5일 전날에 이어 공식일정 없이 청와대에 머물며 한미·한중 정상회담 준비에 주력한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당사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좌해 자신의 구상을 설득하고 협조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은 이에 외교구상 다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주말 외부일정을 비운 데 이어 매주 월요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던 수석·보좌관회의도 6일엔 열지 않는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동남아 순방 등 논의를 위한 현안점검회의를 개최한다.

문 대통령은 오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뒤 세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특히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으로 우리 '안방'에서는 처음 이뤄지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지난 7월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회담에 이어 2번째, 한중관계 복원 협의 뒤로는 첫만남이다.

우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에선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게 첫째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나아가 북핵 해법 도출에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대북 제재·압박과 함께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미국 안보라인에선 대북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거론하며 그간 시각차를 드러낸 바 있다.

양국이 어느 방향으로 공조할지에 따라 향후 북한 문제 대응이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도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한미FTA와 관련, 상호 호혜성 원칙이 잘 지켜져왔다고 부각해왔다. 그러나 백악관에선 한국과 중국 순방 시 '무역균형' 논의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한중정상회담에선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뒤 얼어붙은 한중관계를 복원하는데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달 31일 관계 정상화 선언 뒤 처음이라 집권 첫해인 문재인정부가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갈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 의제엔 사드 문제는 빠져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오는 13~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기간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 중이란 점이 변수다.

성사되면 중국의 1·2인자와 연쇄회동을 하는 것이라 사드 경제보복 문제를 풀기 위한 보다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여지가 생긴다.

북한을 대화에 나서게 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론을 말해온 문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은 시 주석에게 어떤 화답을 이끌어낼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균형외교'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싱가포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서 한국이 갖는 중요성이 있고, 한미일 관계가 긴밀해지면 '힘의 균형' 차원에서 중국도 곤란해진다고 보고 한중관계 해빙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방중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기도 해, 이들 3국 정상 간 북핵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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